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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보리 Oct 28. 2022

러셀 리저브 싱글 배럴

오로지 한 통에서

와일드 터키 101과 버팔로 트레이스를 비교하는 글을 읽었다면 와일드 터키 101의 성격을 알 것이다. 나는 그를 외유내강이라고 표현했다. 보기와는 다르게 굉장한 타격감을 주는 와일드 터키에 혀가 익숙해졌다면 러셀 가문의 러셀 리저브 싱글 배럴(Russel's reserve single barrel)에 도전해보자.


와일드 터키의 러셀 가문이 가문의 이름을 걸고 출시한 버번위스키 되겠다. 러셀 리저브 싱글 배럴은 와일드 터키나 다른 러셀 라인 중에서도 고도수(55도)의 버번이다. 와일드 터키 101이 50도, 버팔로 트레이스가 45도인 점을 감안했을 때 한 층 더 타격감 있는 위스키라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부드러운 위스키를 원한다면 러셀 싱글 배럴은 가볍게 패스하고 같은 러셀 라인인 러셀 10년(45도)을 구매하길 추천한다. 


나는 고약하게도 타격감 있는 스파이시한 위스키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알코올향이 심하게 올라오는 것은 원하지 않다. 정말 말 그대로 술이 입을 넘어가며 내 식도를 "원-투-잽-잽-펀치!" 때리는 타격감을 원한다. 그런 술을 만났을 때는 내 식도가 정확히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게 된다(돈이 없던 대학생 시절에는 이 느낌이 좋아 고도수인 이과두주를 선호했다.). 이를 더 잘 느끼기 위해 공복 상태로 위스키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으니 적당한 안주를 찾고 있다(확실히 특정 나잇대를 지나니 위가 약해진 것을 느낀다. 아주 슬픈 일이다.).


러셀 싱글 배럴은 단순히 고도수이기 때문에 매력이 있는 것인가? "땡" 고도수 버번이 주는 강렬함도 매력적이지만 싱글 배럴이 주는 매력도 어마 무시하다. 싱글 배럴은 무엇일까? 오크통에서 숙성과정을 마친 위스키는 다른 오크통에서 숙성된 위스키와 섞여서 병입 된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띄-용?"했을 것이다. 우리는 보통 한 오크통에서 나온 위스키가 내 술잔까지 온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보통 위스키의 병입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같은 제조 연도에 담긴 동일한 위스키들을 섞어서 병입 하게 된다. 예를 들어 10년 숙성된 A위스키 10통을 섞어서 (예:(A-1)+(A-2)+(A-3)+...+(A-10)) A위스키 여러 병을 만드는 것이다. 이유는 같은 년도에 담긴 위스키여도 기온, 습도의 영향을 다르게 받아 숙성되기 때문에 각기 다른 컨디션의 위스키가 탄생하게 된다. 싱글 배럴은 반대로 A-1오크통에서는 A-1위스키만 A-2오크통에서는 A-2위스키만 병입 하여 만드는 것이다. 이때 아무 오크통의 위스키를 싱글 배럴로 만들지는 않는다. 상태가 좋은 위스키를 선별과정을 통해서 프리미엄 원액만을 병입 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증류소의 개성을 진하게 담은 순수한 싱글 배럴 위스키가 탄생하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싱글 배럴 위스키가 이 세상에 몇 병 없다고 생각하면 가슴 떨리지 않는가? 그렇다면 어서 싱글배럴 위스키를 경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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