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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termelon Sep 23. 2024

욕먹어야 하는 자리

광고회사 팀장이란

한참 전에 잡았던 휴가가 있었다.

당시엔 아니었지만, 일을 진행하다 보니 딱 바쁠 때랑 겹치더라.


자기가 그 휴가를 컨펌했으면서, 어떻게 담당자가 그때 휴가 낼 생각을 했냐며 광고주 입장에서는 책임감 없어 보이지 않겠냐고 했다.

나도 사실 찔리고 있었기에 오히려 더 날을 세우며, 취소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하자

"아니, 난 절대 그런 말 할 수 없어"라고 했다.


아니다.

오직 그 만이 내 휴가를 반려할 수 있다.

이미 승인된 휴가일지라도 오직 그 만이 이땐 일을 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불편하겠지만, 미안하기도 하겠지만, 선례를 남기고 싶지는 않겠지만 감당해야 한다.


때론 판단하고 결정하고 그에 따른 욕도 쿨하게 먹어야 한다.

그게 그 자리의 숙명이다.


어려운 판단과 결단 후, 그 다음 순서는 부탁과 양해라고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자기가 승인했던 휴가이다.

내 차례는 그의 판단에 대한 믿음과 존중이다.


스스로 죄책감에 취소하게 놔두면 안 된다.

휴가를 가도, 가지 않아도 찝찝하게 두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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