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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termelon Oct 27. 2024

이 동네에 사는 동료

"엇, 차장님 거기 우리 동네 같은데?"

"내가 또 경복궁 바이브는 잘알지"

내 인스타 스토리에 좋아요를 누른 옆팀 대리님의 반가운 카톡.


오늘도 회사에서 같이 일한 대리님에게

"대박, 시간되면 우리 내일 티타임해요"하며 데이트 신청을 했다.


막상 내일이 되니, 늦잠을 잔 대리님.

그렇게 넘어가고, 다음주에나 회사에서 볼 줄 알았는데, 우리에겐 아직, 모레가 있었다.


회사 밖에서

B 대리님 집앞에서

나의 숙소 앞에서 만난 우리는

길을 같이 걷다가 눈길을 끈 한옥 카페에 멈춰 커피를 마셨다.


활짝 열려있는 창문앞에 앉아,

창문 턱에 케이크와 음료를 내려놓고

서로가 아닌 밖을 바라보며, 한참을 회사 이야기를 했다.


나보다 나이로는 한 살

연차로는 두 해 적은 B 대리님.

우리는 둘 다 한 팀의 셀장으로서

각자의 부사수와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사원 후배와 일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었나

내가 후배었을때 이렇게 못했었나,

한참을 서로 내가 더 힘들다 자랑을 하다,

우리는 결국 밖을 탓하기 보다

우리 자신의 내면을 돌아 보게 되었다.


그래, 이 자리가 원래 무거웠나보다.

인내심이 더 필요하겠지

기다림이 더 필요하겠지

나도 아직 성장 중인데, 시간이 지나면 이 친구도 성장하겠지


그렇게 같이 경복궁의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의 안의 무거웠던 마음을 가볍게 서로에게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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