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언제나 진실처럼 말한다

# 끝나버린 신의 집, 시작된 우리의 집

by 전태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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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아들 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녁 7시, 초인종 소리가 울리고 문이 열리자 그녀가 들어섰다.

얼굴은 한층 밝아졌고, 흰색 원피스에 아이보리빛 가을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녀가 사는 아파트는 시가로 약 5억 원 정도 한다.



함께 술을 한잔하며 향후 계획을 들어보니,

아파트를 전세로 놓고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갈 생각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부모님 댁에 맡겨두고,

예전에 다니던 직장을 계약직으로 다시 다니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에게 고맙다고,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원피스를 벗었다.

브래지어와 팬티만을 입은 채, 눈앞에 선 그녀는 마치 신이 빚어낸 작품 같았다.

두 아이를 출산한 여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나는 다가가 그녀에게 뜨겁게 키스를 건넸고,

우리는 밤이 새도록 사랑을 나누었다.



새벽 4시, 그녀는 조용히 샤워를 하고 옷을 입은 뒤,

아무 말 없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우리는 함께 담배를 피웠고,

나는 문을 나서는 그녀를 말없이 안아주었다.



잠이 오지 않았다.
은행 대출 100억 원을 반으로 줄여야 했다.



교회 사무실로 출근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매일같이 혼자 출근해 차를 마시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곤 했다.

정말이지, 지나가는 개 한 마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 부목사마저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이주일 동안 그렇게 홀로 아침마다 사무실에 나갔다.

결국 교회는 폐쇄되었다.



미칠 일이었다. 100억이라는 이자, 잘못하면 내가 죽게 생겼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두 가지나 발생했다.



김 사장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다.

그리고 대안학교와 기도원이 아파트 부지로 매입되며 보상비로

시세보다 더 많은 150억 원을 받게 된 일이 벌어졌다.



나는 그 돈으로 은행 대출 100억을 모두 갚고도 50억이 남았다.
김 사장이 죽었기에, 그 돈을 나눠야 할 사람도 없었다.



부지는 이미 이전해 주었고, 서류도 모두 정리된 상태였다.

김 사장이 갑작스럽게 죽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교회는 폐쇄되었고 바리케이드가 쳐졌다.



나는 여전히 매일 교회 사무실에 나갔다.

이미 소문은 퍼질 대로 퍼져,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12월을 맞이했다.

문득, 그 여자가 떠올랐다.
다른 지방으로 떠났던, 그 여자 말이다.



전화를 하지 않고 한 시간 동안 차를 몰아 찾아갔다.

그녀는 반갑게 나를 맞았다.



여전히 아름다웠다. 서른일곱인가, 서른여덟인가.
얼굴이 밝고 편안해 보였으며, 모든 것을 잊고 삶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그날 밤, 우리는 다시 날이 새도록 서로를 탐했다.




아침, 누룽지에 밥을 말아 함께 식사를 한 뒤 집을 나섰다.
나는 다시 교회로 돌아왔다.

머릿속은 복잡했다.



건물을 허물어버릴까?
내가 교회를 다시 운영해볼까?
아니면 이곳에 전원주택을 지어버릴까?

대략 시세가 120억은 되는 땅이었다.



수많은 고민이 나를 따라다녔다.
부동산은 도망가지 않는다. 결국,

나는 주차장 입구와 주변을 완전히 통제하고 건물까지 봉쇄했다.



무엇보다 ‘교회’라는 간판을 떼어버렸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그녀가 있는 지방으로 향했다.



우리는 호텔에서 나오지 않은 채, 3일 밤낮을 함께 보냈다.

그녀는 부목사의 부인이었다.
나는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그녀 역시 나에게 빠져들었다.



그렇게 우리 둘은 동거를 시작했다.

처음이었다. 누군가에게 이토록 깊이 빠진 것은.
놀랍게도, 그녀는 내 돈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우리는 조용한 바닷가로 가서 작은 커피 가게를 열었다.



그렇게 6개월을 함께 지내던 어느 날, 뜻밖의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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