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과나무와 인사하는 법

by 박재옥 시인


길에서 모과나무를 만나면 눈빛이 달라져요

덩달아서 가벼운 인연을 매달게 되지요


나무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걸

모과나무는 익어가는 속살로 노랗게 보여줘요


풀밭처럼 뒤척이면서도 간밤에 잠은 잘 잤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살피는 일 또한

어느덧 가을 속의 일과가 되어가지요


서로 인사 나누다 보면

통통해지는 볼살이 눈에 들어오고

노란 피부가 겨자처럼 선명해져요


오다가다 자주 만나다 보면

지인처럼 정들어서 서로를 걱정하면서 웃게 돼요


걱정만 한 위로가 또 있나요?


빠져나올 수 없는 심해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면

막연히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서

가을이 익으면 빈약하던 마음도 살쪄요

남몰래 더 좋은 일을 궁리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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