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서시序詩

by 박재옥 시인


고소한 방앗간 탈탈 터는 깻잎들아

농약 치지 않아서 구멍 뚫린 겨자 상추야


덕분에 한 쌈을 만들어 먹는다

비바람과 햇빛의 기운을 고스란히 받아먹는다


밝은 것을 먹으니, 몸이 밝아지고

순한 것을 먹으니, 마음이 순해진다


자연에서 발가벗고 태어났으니

풀과 나무처럼 어울려 살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밑이 흡족한 거름으로


나를 키워준 채소들아

내 몸에 벼락을 치게 하여 살과 피 흐르게 하는

정 많은 이 땅의 푸른 어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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