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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하늘의 뿌리

by 박재옥


금강 하류 둑 부근,

저물어가는 하늘가로 날아오른

가창오리 떼의 군무가 자욱하다

새들의 날개 파닥이는 소리가 귀 찢어놓을 듯하고,

새들은 세찬 바람의 기류에 얹혀서

한창 뼛속을 비워내는 중이다


새들이 하늘에다 내리고 있는 뿌리들이

완강하게 허공을 움켜쥐고 있구나

땅에다 내리는 한 생애의 뿌리도

이리 감당하기 힘든데,

저토록 많은 생애들이 모여 만든 하늘의 뿌리라니

번성한 뿌리의 대군(大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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