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테니스가 어려웠다
일이 끝나자마자 테니스장으로 향하지만
좀처럼 늘지 않는 실력
몸은 마음만큼 공을 따라가지 못하고,
의욕보다 빠르게 달아나 버리는 노란 테니스공
그의 굴곡 많던 생의 라인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나가는 타구 방향에 흥분하여
투지를 불살라 보기도 하지만
안 맞던 공이 갑자기 잘 맞는 것은 아니다
라켓 면에 맞는 순간의 타점에 의해서
결정된 공의 방향은 한 뼘의 착오만으로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튕겨져 나가고,
무력한 자신을 탓해 보지만
그러나 어쩌랴, 공의 운명이었던 것을
어긋난 생의 이치였던 것을
간발의 차이로 공이 빗나가듯이
그렇게 꾸려지며 여기까지 왔을 지난 날
선을 벗어나면 상대에게 환희를 안겨주고
패자가 되어야 하는 게임의 법칙
그의 생을 규정하고 억압해왔던
유형 무형의 선들
승자가 되자면 상대의 실수를 유발해야 하지만
지나온 생이 그렇듯 호락호락 하지 않은 테니스
밤마다 레슨을 받으며
스트로크 서브 발리 스매싱을 연습하면서
순한 양처럼 생에 길들여져 가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