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울러 서퍼 May 20. 2021

자본주의 서핑을 찾아, 웨이브 파크

바다의 치열한 파도 경쟁이 싫다면 내돈내산! 5천 원/파도 하나


21년도 5월 웨이브파크, 무서운 산업화의 현장을 배경으로 웨이브 파크가 펼쳐져 있다. 공사 끝나면 거북섬도 도시화 되는 것일까?


 자본주의 끝판왕, 웨이브 파크에 다녀왔다. 바다에서 겪을 파도 경쟁이 너무 스트레스라면 입장한 서퍼들에게 순차적으로 기회가 주어지는 웨이브 파크를 추천한다.

다만, 절대로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는 점에서 매번 웨이브 파크만을 고집할 수는 없고 정말 친절한 파도가 그리울 때 그때가 총알을 꺼낼 때이다. 서핑을 취미로 삼는 대다수의 서울러 서퍼들은 주말 & 좋은 파도 조합을 만나기는 확률적으로 쉽지 않다. 시간 내서 장시간 운전으로 도착한 양양인데 파도가 맘 같지 않을 수 있다. 취미 스포츠를 하러 간 양양이었지만 여행객으로 바뀌어 1박 2일을 보내면 평일의 스트레스를 떨치는 힐링이기도 하지만 정작 서핑은 못하고 가 아쉽다는 생각을 하는데, 돈을 내고 좋은 파도를 살 수 있는 웨이브 파크는 너무 감사한 곳이다. 심지어, 시흥에 있으니 서울에서 단 1시간이면 갈 수 있기에 장거리 스트레스도 없고 말이다.


 꿈의 웨이브 파크지만, 분명하게 바다와는 다르다. 서핑을 할 때 바다에서 느꼈던 그 광활함과 매 순간 다른 파도는 웨이브 파크에는 없고 그 대신 한정된 공간이지만 약속된 파도가 공장처럼 밀려온다. 너무 좋고 행복하면서도 조금 아쉽기도 한 부분인데, 웨이브 파크를 몇 차례 경험하여 느꼈던 점을 오늘 글을 통해 얘기해보려 한다.

장점은 분명하다. 정말 엄청난 장점이고, 이 장점을 바다는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1. 파도 캐칭 스트레스가 없다.

     정말 많은 사람이 공감할 장점인데 진짜로 파도가 그냥 잡힌다. 너무 행복하다 이점은. 캐칭 스트레스가 없다 보니 라이딩이 관심으로 바뀐다.


2. 혼자 순서에 따라 파도타기를 시도하므로 바다에서처럼 피크 경쟁 필요가 없다.

     피크 경쟁은 실로 바다에서는 정말 치열하다. 피크는 파도의 꼭짓점인 만큼, 세트 파도가 왔을 때 보드들끼리 뒤엉키는 안전 걱정이 앞서는 사람들은 피크 가는 것이 두려운데 웨이브 파크는 순서에 맞춰 한 명씩 파도를 타기 때문에 이 걱정에서 자유롭다.


3. 라이트/레프트 파도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연습이 가능하다

     주로 본인의 주 방향이 편한 법이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쪽 파도가 편하고 상대적으로 레프트 파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레프트를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싶다면 규칙적인 레프트 파도를 접할 수 있는 웨이브 파크가 적격이다. 또한, 워킹 타이밍을 찾거나 새로운 기술을 연습하기는 최적인 듯하다.


4. 도시적인 서핑, 모래 털 필요도 없고 바닷물이 아닌 수영장 물이다.

      당연하게 바다에서 서핑할 때 못 느꼈던 점이다. 또한, 내 집만 못한 양양의 샤워장에서 도시식 워터파크 샤워시설은 정말 편리하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쉬운 점들도 있다.


1. 고수들에게 주눅이 들 수 있다.

      실제로 자유 서핑을 하러 온 사람들은 대다수 기준 이상의 서핑 실력 및 경험치를 보유한 사람들이다. 너무 잘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초적인 실수를 한다면 주눅 들 수 있다. 나는 종종 주눅 들었었다.


2. 파도 타다가 빠졌을 때, 파도를 타는 길목에 빠진 것이기에 위험하고 뒷 서퍼에게 방해가 된다.

      이 점은 정말 무섭다. 당연하게 파도를 따라 라이딩을 하고 있었기에 내가 넘어진 그곳으로 그다음 서퍼가 뒤 파도를 타고 오고 있다. 가장 우선은 충돌의 위험이 크다. 그리고 1 파도에 5천 원인 격인데, 진로를 막고 있는 앞서 빠진 서퍼는 뒤따른 서퍼의 길을 막았기에 미안하고 뒤따른 서퍼는 앞 서퍼가 야속하게 느껴질 수 있다.


3. 부서진 파도를 뚫고 다시 라이딩 존에 가기 어려워 결국 파도가 소강되고 라이딩 존에 간다. 다시 말해, 많이 파도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요령이 없는 건지, 부서진 파도(화이트 워시)가 힘이 너무 좋다. 바닥도 모래가 아니라 시멘트기 때문에 미끄럽고 밀고 들어오는 파도를 바닥을 지지해서 밀고 나가기 정말 어렵다. 파도는 계속 들어오고 라이딩 존에 가면 내가 트라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파도가 소강되고 나서야 라이딩 존에 가기 부지기수였다.


4. 똑같은 쌍둥이 파도들이 지루할 수 있다.

     정말 오만한 얘기라서, 내가 글을 쓰고도 혼자 웃었다. 많은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실력은 아닌지라, 솔직히 똑같이 들어오는 M2, M3 파도에 지루하다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5. 바이브가 없다. 학원 온 기분.

      인공으로 만들어진 파도에 질서에 맞춰 돌아가며 서핑을 한다. 학교가 번듯이 있는데 따로 돈을 내고 사교육을 쫓아 모의고사 문제풀이 강의 듣는 기분. 야자수들 사이 내리쬐는 햇볕 밖으로 좌르르 밀고 오는 파도 느낌은 아니다.



21년도 5월의 웨이브 파크 기록 : 0 #바글바글 #어리둥절



이전 09화 여름이 한가득일 때 서핑 vs 해수욕 (?!)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