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Y #2
역류성 식도염으로 1일 1잔 마시던 커피를 4달째 마시지 못하고 있다. 탄산음료, 케이크, 초콜릿, 녹차, 튀긴 음식은 어찌어찌 참을 수 있겠으나 밀가루 음식과 커피는 정말 참기 힘들다.
출근 직후 아이스 바닐라 라테 한 잔을 들고 딸깍딸깍 얼음이 부딪히는 시원한 소리를 만끽하며 따스한 오후의 햇살을 받을 때 짧지만 아주 밀도 높은 행복감을 느낀다.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커피의 은은한 향과 흡사 우리네 인생 같은 달콤 쌉싸름한 그 익숙한 맛이 참 좋다. 보통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주중에 커피를 마시노라면 ’ 하루의 시작, 일에 착수‘한다는 각성된 느낌을 받는다. ‘아~ 이제 일 시작이구나!’라는 주중의 그 느낌 때문에 휴일에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도 아니다. 휴일은 휴일만의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주는 커피의 느낌 때문에 마시게 된다. 주말의 커피는 ‘일주일 동안 수고 많았어~!‘라는 위로의 느낌이랄까?!
어쩌면 ’영원히‘가 될지도 모르지만 ’ 당분간‘은 확실히 커피를 금기해야 한다. 배스킨라빈스 31 만큼이나 음료 종류가 다양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제외한 음료를 고르기란 까다로운 오지선다형 문제를 푸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티바나 메뉴를 아무리 앱상에서 올려보고 내려봐도 딱히 당기는 음료가 없다. 그나마 구미가 당기는 '말차 티 슈페너'를 마셔볼까 했더니 리저브 샵에서만 판매된단다. 젠장.
여유로운 오전 시간에 책 한 권과 노트북을 들고 말차 티 슈페너가 주문 안 되는 동네 스타벅스에서 ’ 꿩 대신 닭‘으로 말차 라테를 주문했다. 불쑥 찾아온 추위에 따뜻한 음료를 마시니 ’ 커피를 못 마셔 아쉬운 마음‘이 위로받는 느낌이다.
보통 역류성 식도염은 빠른 회복이 어렵고 치유되는데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역류성 식도염이란 위장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 쓰림 또는 목 이물감 등의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은 비만, 흡연, 스트레스, 부적절한 식습관(과식, 폭식, 야식), 원활하지 않은 자율신경(교감, 부교감의 신경) 기능 등으로 다양하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들로 위장 운동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내부의 압력이 증가하게 하여 역류를 방지해주는 하부식도 괄약근이 느슨해진다. 이때, 위장 안에 있어야 할 위산이나 위액 등이 거꾸로 식도 쪽으로 역류함으로써 식도와 위장 안에 있어야 할 위산이나 위액 등이 거꾸로 식도 쪽으로 역류함으로써 식도와 위의 접합부, 식 도벽, 인후부까지 손상을 주게 된다. [출처] 위편장쾌 한의원
6월부터 역류성 식도염으로 목의 이물감과 간헐적 속 쓰림, 체기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심하지 않다고 관리 잘 하라며 약을 처방해 주었다. 아침저녁으로 하루 2회 무려 한 달 치 약을 처방받아 꼬박꼬박 잘 복용했지만 약을 먹을 때도 그 이후에도 별다른 호전이 없었다. 역류성 식도염은 약보다 실생활에서의 관리(야식 금지, 규칙적인 식사, 스트레스 관리, 탄산음료, 밀가루, 케이크, 튀긴 음식 금지 등)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하여, 6월부터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금기해야 할 음식들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 중이다. 치유가 될 때까지 좋아하는 음식을 자제해야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바로 스트레스 관리이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 때는 스스로 인식을 할 수 있으나 스트레스 지수가 낮을 때는 인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정도의 스트레스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불쾌한 감정은 무시하고 지나쳤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들이 시간이 흘러간다고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내 마음 어딘가에 숨어 있다 빈번한 스트레스에 노출이 되면서 적립금처럼 점점 쌓여 있다가 방심한 사이 불쑥 큰 덩어리가 되어 심장을 강타한다.
강도는 약하지만 빈도는 강한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다 보면 어느덧 높은 강도의 간헐적인 스트레스도 인식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렇게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몸과 마음을 소홀히 하면 언젠가 한 번씩 몸은 주인에게 비상경보를 울린다.
그래, 신이 보우하사 큰 병이 오기 전에 몸이 내게 먼저 다른 증상으로 경고를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드러난 증상을 살핌과 동시에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내 마음과 몸을 돌봐줘야겠다.
그럼 어떻게 스트레스 관리를 할 것인가? 기력이 소진되어 말할 힘이나 식사할 힘마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에너지 발산형 타입의 활동을 권장한다.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겠으나 땀을 흘리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유형의 활동이 더 좋다고 한다.
에너지를 발산하는 유형의 활동은 언뜻 떠올려봐도 무수히 많다. 유산소 운동부터 근력운동까지. 가벼운 산책부터 자전거 타기, 달리기, 복싱, 검도, 수영, 골프 등등.
내향적인 기질의 나는 높은 강도의 업무와 날 선 대인관계로 인해 번아웃되었다. 휴일 없이 밤낮으로 일을 할 만큼의 일 욕심과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처럼 모두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몸의 에너지를 모두 빼앗아 버렸다. 때문에 숨만 쉬고 있는 송장처럼 얼굴은 누렇게 뜨고 종이 인형처럼 마른 몸을 바람 인형처럼 힘없이 걸어 다녔다. 나중에는 밥 먹을 힘도 없어 한 입 먹고 한 숨 한번 쉬고, 한 입 먹고 한 숨 한 번 쉬 고를 반복하느라 한 끼 밥 먹는데 40분 이상이 걸렸다.
나처럼 기력이 완전히 소진된 상태에서는 에너지 발산형 활동이 전혀 도움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힘이 다 빠진 경우는 정적인 명상과 요가가 적합하다. 그동안 누적된 부정적 기운과 감정을 명상을 통해 몰아내고 요가를 통해 신체의 코어 근육을 단단하게 발달시킬 수 있다.
신체적 증상으로 드러나기 전에 자신에게 적합한 유형의 활동을 선택해 몸과 마음,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를 희망해본다. 규칙적 생활과 식사, 몸에 좋지 않은 음식 피하기,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기, 야식 먹지 않기, 하루의 에너지는 100퍼센트 소진하지 않고 2~30퍼센트는 남겨 놓기 등을 실천함으로써 건강한 삶과 생활을 꿈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