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마다 다르지만, 결국 필요한 것들
요즘 뜨는 그로스 마케터,
기업에서는 어떤 역량을 요구할까?
지난 그로스 마케터는 무슨 일을 할까? 편에서 퍼포먼스 마케팅보다 더 넓은 범위의 업무를 다루는 그로스 마케팅 직무에 필요한 역량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실제 그로스 마케터 채용 공고들을 살펴보며, 실제 시장에서 요구하는 역량들을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보려 한다.
MECE한 접근을 위해 대표적으로 3가지 유형의 회사(인하우스 서비스 / 인하우스 제품 / 에이전시) 그로스 마케터 채용 공고들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회사들에서 그로스 마케터에게 요구하는 공통적인 역량 및 미묘한 차이점들을 함께 알아보자.
먼저 살펴본 공고는 인하우스 서비스형의 대표 주자, 배달의민족이다.
국민 앱이라 불릴 만큼 규모가 크고, 사용자의 반복 사용이 중요한 서비스 특성상
그로스 마케터의 역할도 리텐션 중심의 구조 설계에 가깝다.
그렇기에 단순한 프로모션이 아니라, 유저의 주문 경험 전반을 설계하는 일을 맡는다.
공고를 보면 다음과 같은 표현이 눈에 띈다:
“배달의민족 내 주문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마케팅 과제 기획 및 설계”
이는 단기 성과보다는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장기 구조 설계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SQL을 활용한 분석 역량, KPI 설정과 관리, 실험 설계 등의 요구 사항을 보면
단순한 채널 운영보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직접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두 번째로 살펴본 공고는 브랜드를 직접 성장시키는 제품 중심의 인하우스 조직, 포터리다.
패션 D2C 브랜드 특성상 광고 효율만이 아니라,
상세페이지·콘텐츠·UI까지 전환을 위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요구된다.
공고에서는 유입에서 구매까지의 퍼널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문장이 포터리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유입-전환-재방문 전체 흐름 설계 및 최적화”
“콘텐츠, 상품, 가격, UI 등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개선 방향 제안”
즉, 단순히 광고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긴 지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그에 맞는 개선을 실행하는 구조적 사고가 중요하다.
눈에 띄는 문장 하나.
“데이터를 보면 가설과 실행 아이디어가 먼저 떠오르는 분”
단순히 보고서로 끝나는 분석이 아니라,
직접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해본 경험이 강조된다.
그로스 마케팅이 단순 퍼포먼스 마케팅과 다른 지점이 여기에 있다.
세 번째는 다양한 업종의 클라이언트를 상대하는 에이전시형 조직, 매드업이다.
그로스 마케터가 실무자이자 컨설턴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구조인 점이 특이하다.
공고에서는 단순 캠페인 운영뿐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상황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안하는 업무가 포함돼 있다.
“캠페인 기획 및 실행, 결과 분석을 통한 개선”
“성공적인 마케팅 솔루션 활용을 위한 온보딩 프로세스 및 데이터 텍소노미 설계”
광고 성과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진단하고, 구조적으로 개선 방향을 제안할 수 있는 시야가 중요하다.
SQL, Python 등 데이터 분석 역량은 물론이고,
세일즈덱 작성, 웨비나 진행 등 클라이언트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함께 요구된다.
에이전시 특성상 다양한 도메인을 빠르게 파악하고,
전문성과 설명력을 함께 갖춘 그로스 마케터가 적합해 보였다.
세 곳의 공고를 모두 살펴보고 나면, 그로스 마케터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역량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광고 집행뿐 아니라 CRM, 리텐션, 데이터 분석까지 전체 유저 흐름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역량
SQL, GA4, CRM 툴 등 데이터를 직접 보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해본 경험
유입 이후의 행동 흐름과 병목을 파악하고, 퍼널 전체를 설계/개선하는 시야
즉, 퍼포먼스 마케터가 광고 채널 최적화에 집중한다면,
그로스 마케터는 유입 이후 구조 전체를 바꾸는 일에 가깝다.
단지 "더 많이 오게 하기"가 아니라,
"왜 다시 안 오는지", "왜 여기서 이탈하는지"를
데이터로 관찰하고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반면, 조직의 성격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요구 역량도 있었다.
배달의민족은 사용자 기반이 큰 앱 서비스답게
리텐션 프로그램 설계, 전사 단위 KPI 달성, 정교한 데이터 분석과 실행력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포터리는 제품 중심 브랜드인 만큼
광고→상세페이지→CRM까지 풀퍼널 최적화를 직접 주도할 수 있는 액션 중심의 마케터를 원하고 있었다.
매드업은 다양한 고객사를 상대하는 에이전시 특성상
문제 진단, 전략 제안, 클라이언트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했고,
실행력보다는 설득력과 기술적 커버리지가 더 강조돼 있었다.
채용공고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그로스 마케터는 단순히 ‘광고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체 퍼널을 구조적으로 보고, 데이터로 문제를 정의하고,
그걸 실험과 실행으로 풀어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역할은 기업의 목표와 맥락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설계된다.
그렇기에 ‘내가 가고 싶은 방향’과 ‘그 조직이 원하는 사람상’이
서로 얼마나 잘 맞는지를 확인하는 데 채용공고만큼 좋은 단서는 없다.
다음 편 부터는 그로스 마케터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실무 역량을 좀 더 딥하게 알아볼 예정입니다.
그 첫 시작으로 마케팅 데이터는 어떻게 분석하면 될까? 편이 연재되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