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리뷰

김비 박조건형 부부가 함께 만든 책 다시 읽기 시리즈2, <별것도 아닌데

by 박조건형

우리 부부가 제일 처음 함께 만든 책이다. 2018년도에 나왔다. 6년 8개월 일한 회사를 퇴사하고 우연하게 한겨레에 6개월정도 짧게 그림과 글을 연재했다. (우울증이 아니었다면 더 오래 연재도 했을텐데, 그 이상 연재를 이어갈 상황이 되지 못했다.) 그걸 본 한 출판사의 편집부장님이 연락주시고 양산까지 계약서를 들고 내려오셨다. 그 적극성이라니 !!! 나는 당시 유럽여행 40일을 다녀오고나서 심한 우울증인 상태였다.


우울증을 겪어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그렇게 좋은기회가 왔음에도 나는 이 계약을 안하고 싶었지만 짝지의 떠밀림에 억지로 나가서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어왔다. 책에 들어갈 그림들을 고르기만 고르고 아무 작업도 못하고 시간만 흘러갔다. 우울증이 심해서 작업을 못할것 같다고 편집부장님께 문자를 보냈는데, 짝지가 그걸 어케 알고 등짝 스매싱을 때리며 내 핸드폰을 뺐더니, 자기가 옆에서 함께 돕겠으니 책 작업을 마져 하겠다고 문자를 다시 보냈다. 그래서 혼자 작업을 하기로 한 책이 공동 제작의 책이 되었다.


책은 네개의 장으로 구성 되어있다. 다시 읽어보니 내가 그때 당시 심한 우울증이다보니 내 글이 너무 짧은게 아쉬웠다. 좀더 긴 이야기들을 풀어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 그림에 내 글과 짝지의 글이 같이 실려있다.


그림중 가장 마음에 가는건 우울증 상태일때의 내 모습이다. 누워 있는 모습. 그리고 책 마지막엔 귀여운 만화가 실려 있다. 그 만화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 만화 다음에 두장에 걸쳐 나란히 걸린 손톱 깍는 김비, 박조건형 그림도 마음에 든다. 나는 역시 일상드로잉이 맞는 사람인거 같다. 멋진 풍경이나 이쁜 수채화작업은 크게 흥미가 없다. 사람모습, 일상모습.


일상드로잉 작가로 지내는 4년간의 실험을 하고 다시 취직하고 2년하고 5개월이 지났다. 취직을 하고 나서는 그림과 담을 쌓고 살았는데, 나는 그림을 안 그릴줄 알았는데, 최근에 다시 인물펜드로잉을 조금씩 그리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호감있는 사람들 그리는게 즐겁고 행복하다. 그리고, 일하는 내 공간을 펜드로잉으로 기록하려고 일터의 공간도 여러장 사진을 찍어뒀다. 시간날때마다 조금씩 작은 사이즈의 종이에 펜드로잉을 할 생각이다. 일상을 기록하는 자, 박조건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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