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공부
자크르에서 딥페이크 사건과 관련된 독서모임을 했습니다.
젠더교육활동가로 활동하고 <젠더 수업 리포트>를 쓰신 달리님이 딥페이크 사건에 대해서 사람들이 무지하고 관심없고, 기사로도 잘 다루지 않는 점에 화가 나서 어느날 온라인 줌 모임 공지를 올리셨고, 달리님 포함 여섯분이 모였다. 그 모임을 하다보니,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딥페이크 나 온라인 성범죄와 관련된 두개의 책이 집에 있어서 두 곳에 독서모임을 제안했고 두 곳 다 들어주셨다.
한 곳은 경주 페미니즘 책방 너른벽이다. 모객이 되지 않아 너른벽 사장님이 사람이 많이 신청하지 않았다며 아쉬워 하긴 했지만, 언제 페미니즘 이슈로 모임을 하면 사람들이 모였던가. 게다가 온라인 성범죄인 딥페이크 사건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나는 자리에 올 사람은 더 없는게 지금의 현실이니 아쉬워할 부분은 아니라고 이야기 드렸다. 울산에서 페미니즘 모임을 이끌어 가시는 모임장님, 너른벽 사장님, 나 이렇게 세명이서 페미니즘과 온라인 성범죄에 대해서 수다를 떨었다. 문제를 인식하면 그 문제와 관련된 무언가를 하면 되고 무언가를 했다는걸 사람들이 알게 하려면 우리가 무언가를 했다는걸 기록으로 SNS 남기면 충분하다.
어제 자크르에서 또 모임을 가졌다. 두 모임 모두 <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때: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라는 책을 읽고 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감사하게도 온라인 성범죄, 성폭력 관련 교육과 대응활동을 하고 계시는 울산여성의 전화 선생님 다섯분이 함께 해주시고, 자크르 대표님, 자크르 단골쌤, 나 이렇게 여덟명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딥페이크나 온라인 성범죄가 무서운 것은 10대, 20대들이 너무나 쉽게 접근할수 있고, 범죄라고도 생각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어른들이 잘 교육해야 하는데, 다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무서워서 교장도, 교사들도, 학부모들도 공부도 하지 않고, 그러니 어떤 잇슈나 공부에 대해 스스로의 태도도 인지하고 못하고 모르고 있고,그러니 아이들에게 청년들에게 제대로된 교육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부모도 페미니즘을 공부해야하고 교사들도, 특히 교장교감들은 더욱도 페미니즘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이 어른들을 제대로 공부시키지 못하고, 아이들에게만 알려준다고 해서 무언가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대표님도 과거 교사의 경험이 있으시고, 계향쌤도 대학교단에서 20대 청년들을 만나고, 울산 여성의 전화 선생님들도 현장의 이야기 교육하러 갔을때의 에피소드들을 들려주셔서 집중해서 듣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페미니즘 잇슈를 다루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 주제가 워낙 무겁고 거대하게 느껴져서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 별 효과도 없고 회의적인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여성의 전화 선생님은 중요한 일을 이미 하고 계시고 있다. 그리고, 내 삶속에서 내 주변의 어른들과 어떤 이야기를 솔직하게 진지하게 하는지 한번 돌아보고 어른들과도 성에 대해서든 일상속에서의 관계의 평등 같은 주제에 대해서 자꾸 말해 보아야 한다고 내가 말을 보탰다. 우리 여덟명이 모였다고 이 세상이 크게 변화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지인능욕이라는 것이 심각한 범죄이고 거기에 형량을 때려야 한다는 인식이 남성사회에 생길수 없다.
너무 무겁게 대단한걸 해야한다고 부담감을 갖지 말고 내 생활과 바운더리 안에서 내가 접근하기 쉬운 것을 바로 하면 된다. 페미니즘에 대한 공부나 독서가 그 행동이 될 수 있고, 페미니즘 공부 모임을 만들어 보는 것도 행동이 될 수 있다. 뉴스에서 보이는 젠더 차별적인 내용을 읽었으면 거기에 대해 짧게라도 글을 써봐도 좋고, 남편과 관계의 평등이나 성에 대해서도 표현하고 이야기를 해 보아도 좋다. 그리고 내 아이와 성에 대해서 말해보고, 남자아이에게도 어떤 행동이나 말이 여자에게 폭력이 될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도 하나의 행동이다.
참고로 보면 좋을 책으로 <그래서 우리는 법원으로 갔다> 가 있는데, 법원의 판사들이 남성 편향적인 판결을 내리지 않도록 감시하고 재판 후기를 남기는 것으로 행동을 할수도 있다. 남성들의 생각을 바꿀수는 없더라도 그런 행동은 하면 안된다고 조심하게라도 만들려면 어떤 무엇이라도 우리는 해야 한다. 여성만이 행동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남성들도 또래 남성가해자들에 대한 책임감으로써 남성이 해야 될 일들을 하고 그러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 세상은 백랙시가 오고 더 남성편향적으로 공고해 지게 된다.
대단하거 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사소한것이라도 찾아보고 행동하자. 그래야 우리 다음세대들이 사는 세상이 좀 더 안전해 지고 다양성이 수용되는 세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