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호르몬의 문제인가..?
어렵게 두번째 임신까지 성공하면서 이런마음이 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재 26주차 되면서 문득 억울한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아이를 계획한건 신랑이랑 같이 계획 했지만, 감당해야하는 과정들은 내가 더 많았다.
둘다 문제가 없음에도 나는 5일동안 매일 같은 시간에 약을 챙겨먹고 주사를 맞고, 지정된날 병원 방문 해 불편한 검사들을 받았다. 시술 후에도 몸을 조심히 하며 음식도 가려야 했다. 임신이 됐을지도 모르고, 임신이 되기 위해 착상에 도움을 준다는 음식들도 챙겨 먹어야 했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들이였다. 그렇게 14일을 보내고 테스트기의 노예가 된것처럼 하루에 많게는 3번씩 테스트기를 했었다. 임신을 확인 후에는 계류유산의 경험때문인지..그 주수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며 지냈던 시간들이다. 9주~11주가 지날때까지 불안해 했었다. 그래도 첫 아이가 있어서 빨리 지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나이 38세..노산에 아이를 임신한것에 대한 감사함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아이가 내맘처럼 생기지 않아 노력해서 생긴 아이이지만, 이런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이로 인해 발생될 질병의 확률도 높아지고, 검사항목들도 많아지고 이래저래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던 우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억울할까?
남편은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아무런 부담감이나, 타격감이 없었다. 반면, 나는 노산이예요. 노산으로 인해 질병에 노출되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건강한 아이를 임신하는게 목표예요. 라는 말들을 자주 들었고, 심리적인 부담감도 만만치 않게 커졌었다. 그리고, 남편은 신체의 변화 또한 없었다. 나는 복용하는 약물과 주사하는 약물의 부작용으로 붓기와 뱃살에 살이 찌는 변화를 겼었다. 부작용이 심하지 않은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몸무게는 너무 절망적이게 늘었었다.
나는 임신을 기다리고 유지는 하는 동안 그 좋아하는 커피 한잔을 맘편히 마셔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신랑은 가리는거 없이 먹고싶은거 다 먹었다. 내앞에서 맥주도 시원하게 들이키면서 오늘 진짜 힘들었다며 위로받으려고 했었고, 내가 커피를 마실까? 하는 물음에도 안좋다는데 왜 자꾸 마시려고 하냐 참아라..라는 등의 모습을 보여 너무 꼴보기 싫었다. 남편의 의도와는 다르게 내가 받아들인거 겠지만, 너무 꼴보기 싫다. 내가 괜찮다고 한 날도 많고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냥 꼴보기 싫은 모습이다.
임신이 유지되면서 중기까지 몸무게의 변화가 많으면 임신성 당뇨와 여러 질병에 노출이 되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신체적인 변화도 크게 일어나 나 스스로 위축되는 모습이 발견된다.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지만, 첫아이떄와 달리 음식의 맛이 덜하게 느껴졌다. 입덧도 심하면서 좀 길게 했고, 입덧이 끝난 후에도 음식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 다행이 몸무게는 2~3키로 정도 늘었다. 하지만 이미 시술 후에 몸무게가 많이 늘어 아이를 출산후에 난 또 이놈에 살들을 빼는 노력을 해야겠지. 이런것들이 다 억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행복한 마음이 가득했었는데..경험을 해봐서 그런가..그 후에 벌어지는 일들이 갑자기 무서워졌다. 아이는 내가 주양육자로 케어를 할것이고, 남편은 회사출근을 하겠지. 퇴근후 도와준다고 해도..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아서..이런 마음이 더 크게 드는것 같다. 큰아이가 그래도 유치원에 길게 등원해 있어서 다행인가 싶다가도..모든 역사는 밤에 이루어지기에..저녁시간이 제일 무섭다.
남편은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잠에 방해를 받으면 안되고, 큰아이 또한 잠에 방해 받는다면, 그날 저녁 우리집은 전쟁터와 다름 없을 것이다. 신생아는 내맘대로 되지 않기에..이런 부분이 참 무섭게 느껴진다.
이런 무서움 속에서도 내 몸을 몸조리 해가면서 아이 케어도 해야하고, 집안일, 식구들 식사 챙기는일..
어쩌면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왜 이제와서 억울한지 모르겠다. 남편은 밖에서 회사일 하면서 힘든일도 있을것이고, 나름의 고충이 있을것이다. 나 또한 직장생활을 해봤으니, 이해 못하는 부분은 아니다.
그런데 두가지 다 해보니, 직장생활이 더 편하다는 결론이다. 차라리 내가 아이를 낳고 몸조리 끝나면 직장생활을 할까 싶을 정도로 요즘은 뭔가 자꾸 겁이나고, 억울하고, 답답하고, 막막하다.
우울한 생각이 들때도 있고, 무기력해지는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하면서 나를 탓하게 된다. 임신 주수가 더해지면서 몸이 마음처럼 움직여 지지가 않는다. 왜 여자만 이런 상황을 감당해야 할까..너무 불공평한 생각이 요즘은 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론 요즘 여자들이 결혼은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중 하나가 이런 이유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도 낮아진 빈혈 수치로 누워서 지내는 중간에 일어나 노트북을 펼쳤다. 하루의 일과중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컨디션이 많지 않기에..쓸 수 있을때 써야한다. 그래야 그나마 오늘 하루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출산을 하고 맑은 정신에 나의 책을 쓸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글쓰는 습관을 들이고, 내 생각을 적어놔야겠다. 큰 의미를 가진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저 나의 이야기를 하고싶은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