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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링 Feb 01. 2024

회사 내 잘 쓴 글은 뭐가 다를까?

이런 어려운 말을 왜 사용하나요?

- 다른 기획안 안 읽어 봤어?

- 잘 쓴 기획안을 좀 봐!


" 기획안에 도라에몽 안 넣은 게 다행이다. 너 다른 기획안 안 읽어 봤지? "


" 제가 뭘 잘못한 걸까요? "


 " 알려 줄게. 첫째 우리 회사에 기획안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연구하지 않은 점. 둘째 기획안 쓰는 순서를 무시한 점 셋째 군더더기가 너무 많아. 그리고 잘한 건 그래프나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보기 좋았고, 기본적인 자료와 내용은 좋아. 그렇지만 이건 기획안이 아니라 리포트야. "


" 두 개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


" 리포트는 제목, 목차, 서론, 본론, 결론, 마무리하는 말 순서로 가. 보고서는 통상적으로 결론 부연설명 그리고 임팩트 순서야.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회사 내 돌고 있는 기획안들을 다시 읽어 봐. 그리고 이 서술형 글 간략하게 추리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써! "

 

  회사는 서론, 들어가는 말 이렇게 하나씩 풀어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결론이 먼저 앞에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 결론이 왜 도출되었는지 설명을 그다음에 하면서 상대를 설득시키고 납득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액션을 더해 주게 된다.  

 이건 기본적으로 이루어지는 순서이며 각 회사는 그 회사마다 즐겨하고 좋아하는 특징이 어느 정도 있다. 이건 내 취향이 아니라 기획안들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곳에서 추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액션을 취하고 임팩트를 넣어 주는 것이 좋다.  

기획안에 창의력을 더하기보다는 내용에 창의력을 더하자.

기획안의 형태에 창의력을 더하기를 즐겨하는 회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회사의 운영 형태에 맞춰 혁신적인 형식을 창출하여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에 회사는 기본적인 형식과 틀을 고수한다. 발표시 기획안은 보기 좋아야 하고. 이해하기 좋아야 하고, 설득하기 좋아야 한다. 즉 상대를 잘 납득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익숙하게 확인하고 살펴볼 수 있는  회사에 형식을  따르는게 좋다.



  일상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그 분야에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 용어가 정확하게 일을 파악하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에 직장 내 용어는 간추린 말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몇 가지 단어만으로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정해진 용어들은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회사에서 통념되고 있는 단어들에 대한 생각은 같이 일하는 직원이라면 단어의 뜻에 대한 생각이 일치하기 때문에 오해로 인한 문제 발생이 적어진다. 내 업무를 집중해서 하는 도중에도 다른 일들이 메신저나 이메일을 통해서 전달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잘못 인지할 수 있는 게 회사 업무다. 그렇기 때문에 장황한 글이나 그 사람에 언어로 작성한 수필 같은 글은 상대가 빠르게 확인하기 어렵다.  

회사의 언어는 직장에서 다 같이 사용하는 언어다.

회사 내 언어에는 나만의 빛깔이나 특색을 넣지 않는다. 그건 누가 읽어도 같은 뜻이어야 하고, 같은 내용이어야 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장 내 용어는 두, 세 가지 뜻을 지닌 모호한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신입이 가끔 울상이 되어 " 말이 너무 어려워요. " 이야기한다. 나는 피식 웃으며 답을 했다.

 " 어렵지. 일상에서 접하거나 만날 있는 말이 아닌 게 너무 많지. 그런데 익히고 나 우리 일이 말만큼 명확하게 나타내거나 빠르게 인지할 있는 말이 없어서 그래. 익숙해지면 가장 편한 말이 될 거야. "

 같이 일하는 직원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과 협업이 쉬워진다. 그게 회사에서 사용하는 언어다.

 기획안 또한 마찬가지다. 그 회사가 일을 할 때 익숙하고 보기 쉬운 틀이나 형식이 있다. 그 기본에서 기획안은 시작되어야 한다. 그 기본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방향을 찾아보거나 변화를 추구해야지만 다른 직원들이 보기 편한 글이 될 수 있다. 기획안은 나의 뛰어난 디자인 실력과 프로그램 실력을 뽐내기 위해 만드는 게 아니라 상대가 보기 쉽고 중요한 사안을 빠르게 인지하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획안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고 작성한다면 나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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