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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링 Feb 06. 2024

내 입장은 관심이 없다

필요한 것만 우선 말합시다.

- 아, 혜택인 건 알겠는데 그래서 내가 지불해야 할 건 뭔가요?

- 그 회사 입장을 내가 생각해야 하나요?


 자녀가 다른 학습지를 알아봐 달라고 말을 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몇 군데 상담신청을 했다. 자녀는 자신이 원하는 공부 방향이 있었고, 나는 그에 맞는 곳을 찾기 위해 여러 질문을 하게 되었다. 충돌은 한 곳에서 일어났다.


 " 죄송합니다만 제가 내용 정리가 안 되어서 그런데 그래서 제가 지불해야 할 돈은 얼마이고, 상담은 얼마나 진행되고 화상 수업은 언제 어떻게 진행되나요? "


" 아, 그래서 저희가 혜택으로 드리는 건... "


" 그건 여러 차례 반복해서 말씀하셔서 충분히 알겠어요. 당사가 말씀하시는 혜택은 이런 이런 것들이 있다고 이야기하셔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게 필요한 정보만 이야기해 주시겠습니까? 자꾸 회사 이벤트를 곁들여서 이야기하시니 말에 구분이 잘 지 않고,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혼동이 와서 그럽니다. "


" 그래서 저희가 드리는 혜택은.... "


이쯤에서 포기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질문을 구체적이고 세분화시켜 시도해 보았다.


" 제가 한 주에 지불할 금액은 얼마인가요? "


" 그래서 저희가 드리는 혜택은..."


 이쯤 되면 AI가 나을 것 같다. 굳이 사람과 이야기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결국 상담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 네 말씀 감사합니다. 추후 저에게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 차라도 한 잔 하면서 충분히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저에게 그만한 여유가 없어서 이 건은 제가 따로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리고 나는 다른 상담 교사를 찾아 내가 필요한 정보에 대한 답을 듣고 계약을 진행했다. 나는 그 회사에 방침이나 혜택이나 이벤트에 관심이 없었다. 내가 필요한 건 내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이었고, 자녀가 원하는 정보가 그곳에 있는지가 필요했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제시하거나 건의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상대는 내 회사나 입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필요한 건 자신의 이익과 자신의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 회사의 방침이 이렇습니다." , " 저희 입장에서는.." 같은 말은 상대에게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하는 말이다.  그 사람에 입장에서 얻게 되는 손실을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행사로 인해 도로를 사용하는 일이 발생되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치기 시작했다. 문제는 폴리스라인이 너무 행사 진행하는 곳과 인접했다. 사람들은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고, 누군가 다가가 이건 너무 붙어 있지 않냐고 이야기했으나 경찰은 어쩔 수 없다고 답변했다. 나는 잠시 후 조용히 다가가 이야기했다.


" 라인이 너무 사람들과 인접해 있어서 위험한 것 같아요. "


" 어쩔 수 없어요. 버스는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한 차선은 놔두어야 해요. "


" 아, 그러네요. 그런데 너무 라인이 인접하다 보니 사고가 날까 우려가 되네요. 저 정도 라인이면 사고는 언제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고는 시간문제 정도 아닐까요? 행사야 추후 다시 진행하면 그만 이지만, 사고는 여러 가지로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 같아요. 이럴 때는 우선 사람들이 없는 저 라인까지는 그대로 폴리스 라인을 유지하고 차선이 늘어난 부분이 딱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니 그곳부터는 한 차선을 넓혀서 라인이 세운다면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고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


"... "


" 사고는 저희보다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시는 측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될 것 같습니다. "


" 한 라인 더 넓히겠습니다. "


그렇게 폴리스 라인은 넓어졌다. 회사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고 날 쳐다보기 시작했고 의아한 표정을 하며 물었다.  " 뭘 어떻게 말한 거야? "


 " 난 저 사람들이 필요한 부분을 말한 것뿐이야. "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손실에 관심을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할 때도 상대가 관심 가지고 있지 않는 회사의 운영방침이나, 내 생각과 입장을 장황하게 이야기하며 열변을 토할 필요가 없다. 그건 필요할 때나 상대에게 이해를 구할 때 도움이 되는 선에서 간략하게 전하면 된다. 중요한 대화의 핵심은 그 사람에 관심이다. 그 사람이 듣고 싶은 부분을 들려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건 관찰과 연습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 사람에 필요를 들어야 한다.

결국 필요한 건 진득하게 참고 듣는 것이 먼저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질문하지 않고, 듣지 않고는 상대의 욕구나 관심을 알기 어렵다. " 나는 독심술이 있어. " 라든가 " 나에게는 신기가 있지. 너는 무슨 문제를 가지고 있구나. " 하고 보자마자 답이 나오는 사람이면 필요가 없겠으나 대부분에 사람들은, 질문하지 않고는 알 수가 없다.   

 듣는다는 건 상대가 말할 때 다음에 내가 뭘 말할지 생각하며 듣는건 듣는 게 아니다. 내가 말하기 위해 던지는 미끼일 뿐이다. 듣는다는 건 그냥 듣는 것이다. 오로지 상대의 이야기만 몰입해서 듣는다. 그리고 상대의 이야기에 몰입할 때 나는 그 일에 질문이 생기게 된다. 그때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한다. 그러면 상대는 기뻐서 마음을 풀게 되고 유쾌하게 답을 하게 된다. 그 순간 그 사람에 관심과 필요를 알게 된다. 그래서 나는 말을 하는 연습보다는 잘 듣는 연습을 하기로 결심했다.

 상대를 먼저 보고, 듣자. 그리고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슨 답을 요구하는지 보자. 그리고 나는 말을 던진다. 그 말은 상대의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곳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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