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적인' 연습이 왜 중요할까요?

말소리튜닝10

by 신미이

여러분은 살면서 한 번이라도 우리말 모음이 어떤 방식으로 소리 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도 없으실 겁니다. 그럴 이유가 없었겠지요. 영어 발음은 어떤가요? 엄청 신경 쓰죠. 정확하고 유창한 영어 말소리를 따라 하려고 돈과 시간을 쏟아붓습니다. 그런데 우리말소리는 어떤가요? 모국어인 우리말소리는 그냥 어렸을 때부터 입에 밴 습관대로 내뱉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어떤 계기를 통해 깨닫습니다. 내 말소리가 좀 이상하구나 하고. 그제야 고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그런데 이를 어쩝니까? 방법을 알 수가 없는데. 혼자서 교정 연습을 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지금 소리 내고 있는 게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혹시 여러분 이야기인가요? 그렇다면 저를 믿고 따라오세요. 제가 브런치스토리에 공유하고 있는 '말소리튜닝'이 길잡이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앞선 글에서 우리말 모음의 기본이 되는 8개 단모음의 조음 방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8개 각각의 모음은 조음 방법이 모두 다 달랐습니다. 그래서 8개의 소리가 모두 다 구별되게 들리는 겁니다.


아직도 그 조음 방법의 차이를 깨닫지 못하셨나요?

그럼 의식적으로 느끼는 법을 한번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아래 표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머릿속에 저 표가 각인되어 있으면 교정 훈련할 때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을 인쇄해서 표를 보면서 하셔도 좋습니다.


<표 2> 전설모음 후설모음

턱의 높이 (평순) (평순) (원순)

(고) ㅣ ㅡ ㅜ

(중) ㅔ ㅓ ㅗ

(저) ㅐ ㅏ


먼저 위에서 아래로 세로 방향으로 소리 내 보겠습니다.

'ㅣ,ㅔ,ㅐ' 순서로 소리 내 보세요. "이~에~애~" 턱이 낮아지며 입이 점점 벌어집니다.

'ㅡ,ㅓ,ㅏ' 순서로 소리 내 보세요. "으~어~아~" 역시 턱이 낮아지며 입이 점점 벌어집니다.

'ㅜ,ㅗ' 순서로 소리 내 보세요. "우~오~" 턱이 낮이 낮아집니다.


실제로 말할 때도 느껴질까요?

"아이가 오이를 좋아해요"를 반복해서 말해보세요.

'아이'를 말할 때 턱이 낮아졌다 높아집니다.

'오이'를 말할 때는 낮아졌던 턱이 다시 높아집니다.

따라서 턱의 높낮이 조절이 안되면 '아이'와 '오이'를 정확하게 소리 내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번에는 가로 방향으로 소리 내 보겠습니다. 윗줄부터 해볼게요.

'ㅣ,ㅡ,ㅜ' 순서로 소리 내 보세요. "이~으~우~" 턱의 높이가 같습니다. 8개의 단모음 중 이 3개의 턱 높이가 가장 높습니다. 입술 모양은 어떤가요? 'ㅣ'와 'ㅡ'의 입술 모양은 같습니다. 그런데 'ㅜ'를 소리 낼 때는 입술 모양이 달라집니다. 즉 'ㅜ'는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서 앞으로 쭉 내밀어야 합니다.

모음 'ㅡ'와 'ㅜ'의 차이를 좀 더 자세히 관찰해 봅시다.

아래에서 차이를 확인해 보세요.


'ㅡ' : 후설-평순-고모음

'ㅜ' : 후설-원순-고모음


눈치채셨겠지만, 차이를 만드는 건 평순이냐 원순이냐 뿐입니다.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 앞으로 쭉 내밀지 않으면 차이를 만들어 낼 수가 없습니다. 이 차이를 만들지 못하면 모음 'ㅡ'와 'ㅜ'는 같은 모음 소리로 들립니다. 즉, "우~"가 "으~"처럼 들려서 말소리에 오류가 생깁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저와 말소리튜닝 훈련 중인 어느 교수님은 이 경우에도 해당합니다. 입술을 모아 앞으로 쭉 내미는 게 생각만큼 잘 안 됐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 이런 오류가 발생하곤 합니다.


'예술'을 읽으면 '예슬'로 들리고, '기술'을 읽으면 '기슬'로 들리고, '구별'을 읽으면 '그별'로 들렸습니다.


그래도 저는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예슬'로 들려도 '예술'을 말하고 있구나, '기슬'로 들려도 '기술'을 말하고 있구나, '그별'로 들려도 '구별'을 말하고 있구나 하고 맥락상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맥락상 이해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안타깝게도 전달력이 떨어집니다.


다시 표로 돌아가겠습니다. 이번에는 위에서 두 번째 줄입니다.

'ㅔ, ㅓ,ㅗ' 순서로도 소리 내 보세요. "에~어~오~" 그리고 입술모양의 변화를 느껴보세요.

턱의 높이는 같습니다. 그런데 'ㅔ,ㅓ'와 달리 'ㅗ'는 입술을 앞으로 쭉 내밀어야 합니다.


맨 아랫줄에 있는 'ㅐ,ㅏ'도 살펴보겠습니다.

순서대로 소리 내 보세요. "애~아~" 턱이 높이가 가장 낮아서 입이 크게 벌어집니다. 입모양의 크기도 같습니다. 여기서 소리 차이를 만드는 건 혀의 앞부분이 입천장에 가까워지는지(전설 모음), 아니면 혀의 뒷부분이 입천장에 가까워지는지(후설 모음) 뿐입니다.


'ㅐ' : 전설-평순-저모음

'ㅏ' : 후설-평순-저모음


큰 소리로 반복해서 따라 해 보세요. 차이를 꼭 느끼셔야 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일일이 생각하면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무의식으로 정확하게 소리내야 합니다.

그러려면 처음에는 입술과 턱, 혀의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의식적으로 연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걸 꾸준히 반복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습관이 되어 무의식적으로도 정확한 모음 소리를 낼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단모음 8개를 정확하게 소리 내는 법에 대해 함께 살펴봤습니다.

다음은 이중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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