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튜닝4
말소리(speech sound)와 소리(sound)는 어떻게 다를까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나도 또렷한 말소리를 만들어야겠다'는 동기가 생깁니다. 말소리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말소리는 그냥 소리와는 다릅니다. 말소리는 인간이 발음기관을 통해 만들어낸 소리입니다. 목에 있는 성대와 목구멍, 입 안에 있는 혀와 입천장을 사용해서 만들어지는 소리입니다. 그렇다면 기침 소리나 웃음소리, 비명 소리는 어떨까요? 인간의 발음기관을 통해 만들어지는 소리이기는 하지만 이것을 말소리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소리일 뿐이죠. 도서관과 같이 조용한 공간에서는 소음으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말소리는 언어학적 의미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아래 제시된 문장을 읽어보세요.
"엄마, 배가 고파요"
'엄마', '배', '고프다'라는 단어를 이용해서 언어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엄마는 밥을 챙겨 주겠죠.
"창문 좀 닫아 주시겠어요?"
'창문', '닫다'라는 단어를 이용해서 역시 언어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창문 옆에 있는 사람이 이 말을 들었다면 '네' 하고 창문을 닫겠죠.
언어적 의미의 의사소통은 이렇게 단어를 통해 이뤄집니다. 이런 단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소리를 언어학적 의미를 갖는 소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엄마라는 단어를 만드는 데 사용된 소리 'ㅓ, ㅁ,ㅁ,ㅏ' 각각이 언어학적 의미를 갖는 소리입니다. 창문이라는 단어를 만드는 데 사용된 소리 ' ㅊ,ㅏ,ㅇ,ㅁ,ㅜ,ㄴ' 역시 각각이 언어학적 의미를 갖는 소리입니다.
이를 역방향으로도 설명해 보겠습니다. 언어학적 의미를 갖는 소리 'ㅓ, ㅁ,ㅁ,ㅏ'가 모여 '엄마'라는 단어가 되고 단어가 모여 '엄마, 배가 고파요'라는 문장이 됩니다. 즉, 우리가 의사소통을 위해 하는 말은 언어학적 의미를 갖는 소리가 다양하게 조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언어학적 의미를 갖는 소리만이 말소리의 재료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어떤 소리가 말소리의 범주에 들어가려면 인간의 목과 입과 같은 발음기관을 통해 만들어지되, 언어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웃음소리, 비명소리도 '재미있다', '괴롭다'는 의미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이것은 비언어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말소리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쯤 되면 여러분들도 우리말소리의 재료가 뭔지 눈치채셨을 겁니다
맞습니다. 우리말소리의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말소리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소리입니다.
자음 19개: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ㄲ,ㄸ,ㅃ,ㅆ,ㅉ
단모음 8개: ㅣ,ㅔ,ㅐ,ㅡ,ㅓ,ㅏ,ㅜ,ㅗ
자음이 19개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단모음에 대해서는 우리말학자에 따라 견해가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통용되는 단모음 기준 8개를 따르겠습니다.
우리말소리의 재료가 되는 언어학적 소리들은 단독으로 또는 다른 소리와 어울려서 단어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teeth)'는 모음 'ㅣ'가 단독으로 단어를 만드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입(mouth)'은 모음 'l'가 자음 'ㅂ'과 어울려서 단어를 만듭니다.
지금까지 설명드린 내용을 보고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네, 하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말소리에 더 작은 단위의 재료가 있다는 점을 환기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말을 배울 때 단어를 한 덩어리의 말소리로 모방해서 익혔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습득한 거죠. 말소리의 재료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말소리의 재료가 되는 언어학적 의미를 가진 더 작은 소리, 즉 자음과 모음 소리를 정확하게 내는 법에 대해서는 의식적으로 훈련받은 적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말소리가 뭉개지고 불명확해도 스스로 교정하는 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또렷한 말소리를 내고 싶으신가요?
그럼 우리말소리의 재료를 내가 잘 다루고 있는지부터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말소리튜닝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