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의 '뼈대', 모음

말소리튜닝5

by 신미이


말소리에는 뼈대가 되는 소리가 있습니다. 우리 말소리의 재료는 자음(consonant) 19개와 단모음(vowel) 8개라고 앞서 설명했습니다. 바로 이 중에서 뼈대로 쓰이는 게 있습니다.


바로 모음입니다. 우리 몸에 뼈가 없다면 바로 설 수도, 앉을 수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없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모음이 없다면 말소리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뼈가 있기는 한데 골다공증에 걸렸다면? 불안불안 하겠죠.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금가고 부러지고. 마찬가지로 모음 소리를 내기는 하는데 그 모음 소리가 부실하다면? 전체적으로 말소리가 뭉개집니다. 그래서 각각의 모음 소리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말소리튜닝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말소리의 뼈대, 모음'이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일까요?


모음이 음절을 만드는 핵심요소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음절(syllable)'이라는 어려운 말이 나왔습니다. 한 번에 소리 낼 수 있는 소리마디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음절은 표기가 아니라, 발음 즉 말소리가 기준입니다. 지금 음절 개념이 이해가 안 돼도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건너뛰고 읽으세요. 나중에 또 설명할 기회가 있습니다.


아래 예를 통해 계속 설명해 보겠습니다.


'아이'라는 말을 보세요.

모음 'ㅏ'와 모음 'ㅣ' 단독으로 각각 [아]와 [이]라는 하나의 음절을 만듭니다. 음절은 [ ] 괄호로 표시하겠습니다. 모음 앞에 써넣은 'ㅇ'은 소리값이 없습니다. 비어 있는 자리가 썰렁해서 동그라미 하나 그려 넣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지'라는 말은 어떨까요? 자음 'ㄱ'과 모음 'ㅏ'가 합쳐져 [가]라는 음절을, 자음 'ㅈ'과 모음'ㅣ'가 합쳐져서 [지]라는 또 하나의 음절을 만듭니다.


'음악'이라는 말은 모음 'ㅡ'와 자음'ㅁ'이 결합해 [음]이라는 음절을, 모음 'ㅏ'와 자음'ㄱ'이 합쳐져 [악]이라는 음절을 만들지만, 두 음절을 이어서 소리 낼 때는 연음 되어 [으막]이라는 음절을 만듭니다.


'설명'도 살펴보죠. 자음'ㅅ'와 모음'ㅓ', 자음 'ㄹ'이 합쳐져 [설]이라는 음절을, 자음 'ㅁ'과 모음 'ㅕ', 자음 'ㅇ'이 합쳐져 [명]이라는 음절을 만듭니다.


정리해 보면 우리말소리의 음절은 이렇게 4가지 경우의 수로 만들어집니다.


V(모음) : 아이, 오이, 여우

C+V(자음+모음) : 가지, 고기, 바다

V+C(모음+자음) : 음식, 웃음, 음악

C+V+C(자음+모음+자음) : 독립, 문제, 설명


자 보세요. 모음이 없다면 음절을 만들 수 없습니다. 자음만으로는 음절을 만들 수 없습니다. 음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은 말소리를 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모음이 있어야 비로소 말소리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모음이 말소리의 뼈대가 되는 셈입니다. 모음으로 뼈대를 잘 세우면, 그것도 정확한 모음 소리로 뼈대를 세우면 말소리가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말소리의 뼈대가 되는 모음 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모음 소리의 원료는 성대의 진동이 만들어내는 진동음입니다. 쉽게 말해서 성대 울림소리를 말합니다. 성대는 말을 안 하고 숨만 쉴 때는 열려 있지만 말을 할 때는 닫칩니다. 호흡을 내뱉을 때 그 닫친 틈을 공기가 뚫고 나오면서 성대가 진동합니다. 이를 유성음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모음은 유성음입니다. 성대가 안 울리면 모음 소리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성대가 정상적으로 잘 진동해야 좋은 모음 소리의 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성대 진동음이라는 원료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우리말 모음 소리는 8가지(ㅣ,ㅔ,ㅐ,ㅡ,ㅓ,ㅏ,ㅜ,ㅗ)입니다. 아니, 이중 모음까지 포함하면 21가지나 되는군요. 성대 진동음이라는 같은 원료를 가지고 다양한 모음 소리를 내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이것은 소릿길, 즉 성도(vocal track)라는 개념을 이해하면 알 수 있습니다. 성도는 성대에서 입술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울림통 역할을 합니다. 성도의 길이와 모양에 따라서 서로 다른 소리의 모음이 만들어집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글로 넘기겠습니다.


조금씩 어려워지는 듯하여 저도 쉽게 쓰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고 따라오세요. 또렷하고 명확한 모음 소리 내기, 알고 보면 너무나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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