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튜닝7
'결정적' 차이, 차이만이 차이를 만든다
우리말소리의 재료가 되는 단모음은 8가지입니다.
'ㅣㅔㅐㅡㅓㅏㅜㅗ'
모두 서로 다른 소리입니다. 그래서 소리를 내는 방법도 다릅니다.
앞선 글에서 우리는 '이'와 '우'를 소리 내보면서 입모양의 차이가 모음 소리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관찰해 보았습니다. 정확한 모음 소리를 내려면 입모양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입모양에 주목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말소리가 부정확한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합니다. 제가 지금부터 설명하게 될 모음 소리를 결정하는 변수 세 가지는 결국 입모양에 관한 것입니다.
배운 내용을 기억하고 계신지 잠깐 중간 점검 해보겠습니다. 모음 소리의 재료는 폐에서 올라온 공기가 성대를 뚫고 나오면서 생긴 진동음이라고 했습니다. 이 진동음은 목구멍과 구강이라는 울림통을 지나면서 증폭됩니다. 이것이 공명(resonance)입니다. 공명을 통해 증폭된 진동음이 지나는 길이 소릿길입니다. 성도(vocal track)라고도 하죠. 우리 몸에서는 성대부터 입술까지 구간을 말합니다. 이 소릿길의 형태가 달라지면 입 밖으로 산출되는 소리가 달라집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이 소릿길의 형태를 달라지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입 밖으로 산출되는 모음 소리를 결정하는 첫 번째 변수는 입술입니다.
원순 모음(rounded vowel)과 평순 모음(unrounded vowel) 기억하시죠. 학교 국어시간에 배웠습니다.
입술을 모아서 앞으로 쭉 내밀어 소리 내는 모음을 원순 모임이라고 하죠. 이 원순 모음은 'ㅜ, ㅗ' 2개가 있습니다. 나머지 6개 'ㅣ,ㅔ,ㅐ,ㅡ,ㅓ,ㅏ'는 입술을 앞으로 쭉 내밀지 않기 때문에 평순 모음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성도의 길이는 원순 모음일 때가 평순 모임일 때보다 조금 더 길어집니다. 앞으로 튀어나온 입술만큼 소릿길이 연장되는 거죠. 그래서 원순모음 'ㅜ,ㅗ'는 평순모음'ㅣ,ㅔ,ㅐ,ㅡ,ㅓ,ㅏ'에 비해 소리가 묵직합니다.
우리 전통악기인 대금과 소금의 소리 차이로도 비유할 수 있습니다. 대금은 소금에 비해 깁니다. 그래서 소릿길도 깁니다. 소릿길이 긴 대금이 산출하는 소리는 묵직합니다. 소금은 대금에 비해 소릿길이 짧습니다. 그래서 소금 소리는 맑고 투명합니다. 원순 모음을 대금에서 나는 소리에, 평순 모음을 소금에서 나는 소리에 각각 대칭시켜 놓고 생각해 보세요. 원순 모음은 묵직하고 평순 모음은 경쾌합니다. 소릿길의 길이 차이로 공명 특성이 달라지면서 서로 다른 음가의 모음이 산출되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이런 반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소금과 대금은 길이 차이가 확실하지만 입술의 돌출로 인한 길이 차이는 고작 1~2cm인데, 그게 영향을 미칠까요?
그럼 직접 확인해 볼까요?
입술을 모아 앞쪽으로 불쑥 튀어나오게 내밀고 성대를 울려 보세요.
'우' 소리가 납니까?
네, '우' 소리가 들립니다.
이번에는 입술을 모아 앞으로 쭉 내밀지 않은 상태, 즉 입술을 평평하게 한 상태에서 '우'소리를 내보세요.
'우' 소리가 납니까?
아니요. '우'소리가 안 납니다. '으'소리가 날 뿐입니다.
만일, 저는 '우' 소리가 나는데요? 하는 분이 있다면 놀라운 재주를 가지신 겁니다.
만일, 저는 '우' 소리로 들리는데요? 하는 분이 있다면 청력에 문제가 있거나 '우'소리를 듣고 있다고 착각에 빠지신 겁니다.
원순 모음 'ㅜ'는 입술을 모아 앞으로 쭉 내밀어야만 정확하게 낼 수 있는 소리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원순모음 'ㅗ'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모음 소리는 정확한 입술모양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제가 이렇게 집요하게 하나하나 설명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이 중요한 차이를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설명을 해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우유'를 '으유'라고 소리 내는 사람, "으유 좀 즈세요"
'구두'를 '구드'라고 소리 내는 사람, "이거, 새로 산 구드야."
'예술'을 '예슬'이라고 소리 내는 사람, "스테이크가 예슬인데요."
그리고는 말합니다.
"나는 왜 혀가 자끄 꼬일까요?"
혀가 아니라 입술이 문제입니다.
혹시 입술이 뻣뻣해서 잘 안 움직이나요?
그럼 평순 모음 'ㅡ'와 원순 모음 'ㅜ'를 번갈아가면서 소리 내는 입술운동을 보세요.
"으,우,으,우,으,우~~~~ "
그리고 거울을 보고 입술 모양을 관찰해 보세요. 내 입술이 운동을 잘하고 있는지.
입 밖으로 산출되는 모음 소리를 결정하는 두 번째 변수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