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체력 단련과 함께 우선순위 재점검 완료
혼란한 혼냥이로 진단받은 나는, 두 번째 미션을 읽으며 고민했다.
무엇부터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까?
우리의 모든 경험은 신체를 기반으로 한다. 더 나은 자기 절제력과 주의력을 원한다면,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어야 한다.
-<나태한 완벽주의자>, p159
혼란한 혼냥이를 다잡기 위해 나는 나를 확 잡아줄 ‘기초’를 쌓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기상 후 물 1잔과 스텝퍼 30분 이상이었다.
운동은 늘 ‘해야지’ 하면서도 가장 쉽게 미뤘던 일이다.
특히 일이 많거나 마음이 힘들 때, 운동 대신 달콤한 간식과 야식을 찾았다.
그리고 그런 밤이 쌓일수록 몸은 무겁고, 머리는 흐릿해졌고, 우선순위는 점점 더 무너져갔다.
계획을 아무리 잘 세워도,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단순한 진실을 나는 여러 번 몸으로 배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거창한 목표 대신, 가장 작은 '기초 체력'부터 다시 세우기로 했다.
우리가 집중력의 화살 모델에서 배울 수 있는 한 가지는, '마음'은 결국 신체의 기능이라는 사실이다. 생각은 뇌라는 신체 조직에서 일어나는 행동이다. 아이디어와 감정은 장기의 세포에서 일어나는 측정 가능한 변화이며, 이 과정에서 뇌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들도 관여한다.
-<나태한 완벽주의자>, p159
스텝퍼를 고른 이유는 명확하다.
집에서도 바로 할 수 있고, 피곤해도 잠옷 차림 그대로 시작할 수 있다. 거창한 준비도, 복잡한 의지도 필요 없다.
"일단 한 발."
그게 나의 챌린지였다.
<나태한 완벽주의자>는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채찍질하지 않는다.
대신 왜 우리가 쉽게 지치는지, 왜 스스로를 계획을 세우고 미루기를 반복하며 좌절하는지 등 나태해지는 이유의 뿌리를 함께 살핀다.
책을 읽으며 나는 깨달았다. 내 게으름은 나약함이 아니라, 불안과 완벽주의가 만들어낸 고단함이었다는 것을.
이제 완벽을 향해 달리기보다 한 걸음씩, 스스로를 다독이며 나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꾸준한 운동이 내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무기가 되어줄 것을 믿는다.
스텝퍼를 밟을 때마다 다짐한다.
오늘 하루, ‘완벽한 성취’가 아니라 ‘조금 나은 나’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자고. 우선순위를 다시 세웠으니, 그걸 꾸준히 실천할 체력을 키우자고.
단순히 일정을 채우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올바른 우선순위 속에서 나를 돌보기 위해 살아가는 요즘, 힘들 때마다 내 속의 혼냥이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괜찮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오늘도 잘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