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손함 뒤에 숨은 존중의 마음
-쿨리지
"저 사람, 혹시 악마는 아닐까?"
종종 일을 하다 보면 타인의 노고를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을 만난다.
애석하게도, 겉보기엔 부탁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지시와도 같은 말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요구한 일에 들인 시간이나 정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듯, 전혀 언급되지도 않는다. 그런 사람을 마주한 날은, 내가 그 자리에서 점점 사라지는 것만 같다.
하지만, 다 그런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같은 자리,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아주 사소한 일에도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큰 도움을 받은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그 짧은 한마디가 괜히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똑같은 하루인데, 그 말이 붙으면 그날의 기분은 조금 더 밝아진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무례한 말보다 무심한 태도에 더 쉽게 다친다. 반대로, 별것 아닌 순간에도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에게선 유난히 오래 감정이 남는다.
그 사람은 아마 기억조차 못할 말일 테지만, 들은 나는 그 말을 며칠이고 곱씹는다. 그 한마디 덕분에 내 하루는 다시 숨을 고르게 되고, 무너질 듯했던 마음이 조용히 수평을 회복한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어느 상황에서나 말하는 이의 품격을 보여준다.
그 말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타인의 존재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이기도 하다. 정당한 대가를 받고 하는 일이어도, 고마움을 표현받는 순간 관계의 결이 달라진다.
그 말은 내가 한 일을 정당화해 주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존중해 주는 감정의 표시다.
그래서인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들려오는 "고맙습니다"라는 괜히 더 따뜻하다. 고마움을 바라지 않았던 일이지만, 막상 그 말을 들으면 마음에 잔상이 오래 남는다.
그 말이 특별한 이유는, 말 자체보다 그 말이 내게 도착한 방식 때문이다. 그 사람이 멈춰서 나를 바라보고, 짧은 한마디라도 던지려 했다는 사실이 내게는 충분했다.
말의 무게는 내용보다 태도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그 태도가 누군가의 하루를 살린다.
고맙습니다
어떤 말은 하루를 바꾸고, 어떤 하루는 평생을 기억하게 만든다. 그러니 고맙습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남긴 잔상은, 결코 작지 않다.
● 자신이 기른 습관을 깨고 과거와 상반되게 행동하라. 관습에서 벗어난 전투를 마음속으로 연습하라. -로버트 그린
● 모든 죄는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아니, 죄가 아닐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