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d Rock, 마음은 불편한
Torrey Pine State Beach나 Cardiff by the Sea beach를 자주 갔었다.
라호야 밑으로는 잘 가지 않았는데, 오늘은 Bird Rock 주변 바다에 가게 되었다.
간사하게도 새로운 풍경이 신기하고 멋지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 내가 살고 있구나. 바다에서 빛이 난다.
그런데, 실은 기분이 좋지 않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면서 기분이 좋지 않다니, 그게 가당하기는 한 건가?
그런데도 나쁜 기분이 쉬이 가시지 않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곧 떠나야 하기 때문인 걸까.
원인을 되짚어 보니, 그 시작은 드라마 연인이었다.
(시즌2의 병자호란의 이야기는 너무 힘들고 잔혹해서 마음 불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마음은 불편했지만 오래오래 마음에 남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소현세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이장현의 위로.
소현세자가 말했다. '난 조선의 아비인 전하를 지키지도 못했고..'
이장현이 답했다. '자식이 아비를 지키는 법은 없습니다. 지키는 것은 아비의 몫입니다.'
그 옛날 정말로 드라마에서처럼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을까.
그럼에도 드라마에 몰입해서 그의 말을 마음으로 받는다.
못난 부모가 어디 인조뿐이겠는가,
인조의 못남에 담겨 있는 그 모든 것이 오늘날에도 여기저기 널려있을 것이다.
난 아닌 것 같지만 그럴 리가. 우리는 대부분 아주 못났다.
모두들 장현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그가 진심으로 멋있기 때문이다.
이장현이 소현세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위로하는 그 장면이 왜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는지 모르겠다.
멋지다. 멋진 사람을 가까이에 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
누군가 멋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누군가 진심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 그 마음에 닿아 진정한 위로를 전하는 사람'
그리고 그보다 더 멋진 사람은 '구원할 수 있는 사람'.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이란 '구원할 수 있는 능력'과 '구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모두 있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렴 쉽지 않고.
(그래서 우리 모두는 이장현에게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