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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in Aug 05. 2023

여행 속에서의 여행

떠나고 돌아오는, 나의 집, 나의 동네, 나의 고향

조금 긴 여행을 다녀왔다.

물리적 시간도 2주 정도로 짧지는 않았지만,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아름다운 순간순간이 가득 차 있어, 

마음으로는 훨씬 더 긴 여행을 한 것 같다.


5000km 이상을 자동차로 달렸다. 

그리고 또 비행기를 타고, 샌디에이고로.

집에 왔구나, 긴 여행을 무사히 잘 끝냈구나.


며칠간 밀릴 빨래와 일들을 처리하고, 자주 그랬던 것처럼 해지는 토리파인 주립공원을 찾았다.

우리가 떠난 동안, 여름을 맞이하여 더 활기차진 샌디에이고, 한결같이 아름답구나.

오랜만에 보는 바다, 오랜 여행이 끝나면 사무치게 그립겠지


토리파인에는 그 사이 보이지 않던 꽃들이 더 피었다.

야생화는 참 못생겼는데, 샌디에이고의 야생화는 특히나 더 못생겼다.

하지만, 그 못생긴 꽃들이 내 눈에는 왜 이렇게 예쁜지 모르겠다.

너희들은 아무렇게나 차려입은 모습으로도 이렇게 예쁘게, 저 너른 바다를 매일 보고 있구나.

토리파인 주립공원의 못생긴 꽃들^^ 그래서 더 사랑스럽고 예쁜 꽃들


이곳, 샌디에이고에서의 긴 여행도 많은 시간이 지났다.

여행 속에서의 여행을 마치니, 샌디에이고가 이젠 나의 집 나의 고향 같다. 그리고 모든 게 또 새롭다.

샌디에이고라는 긴 여행을 마치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또 모든 것이 새롭겠지.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은 편안한 머무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새삼 새롭게 보게 하고, 더 사랑하게 하는 힘을 주는 것 같다.

내가 속한 익숙한 모든 것을 떠나 놀랍고도 신기한 아름다운 세계를 만나는 것만큼 놀랍고도 행복한 경험이 있을까.

그 새롭고 아름다운 것들과 더 오래 더 깊이 교감할 수 없음이 못내 아쉬울 뿐.


샌디에이고의 밤은 수영장에서 밤하늘을 보며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시원한 바람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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