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Sejong] 가을 안의 봄

소국의 꽃말, 맑은 마음.

by sojin

아침이면 제법 쌀쌀한 느낌이 돌아 겨울인 듯 나서기 싫은 11월.

그래도 바람 잔잔한 한낮의 햇살은 유독 따사롭다.

이틀 연속 서울에 다녀온 탓인지, 몸은 무겁고 정신은 몽롱하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 국화향기, 그리고 따뜻한 햇살.

곧 겨울이 오면 놓쳐버릴 것만 같은 가을을 찾아 집을 나선다.

게으름 한 무더기가 발목을 잡아끌지만, 그래도 난 꽤 부지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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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닐 때에는 짧고 짧은 봄과 가을은 정말이지 순식간에 지나갔었다.

출퇴근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주로 산책하고 걸어 다니는 편이었지만,

늘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충분히 느끼지 못해 지나가는 계절이 아쉽기만 했다.


평일의 낮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만큼, 세상에 사치스러운 것은 없는 것 같다.

오늘도 하마터면, 이 아름다운 순간들을 놓칠 뻔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을이란, 왠지 차갑고 쓸쓸한 것이다. 겨울을 앞둔 외롭고 불안한.

우리가 생각하는 늙음이란, 역시 차갑고 쓸쓸한 것일 것이다. 죽음을 앞둔 고독하고도 슬픈.


그러나 어쩌면,

가을 안에도 이렇게 따뜻한 봄이 있듯이.

늙음에 이르는 길도 그렇게 봄과 가을이 함께 하는 것인지도.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지도 모르고, 이렇게 예쁘게 피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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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꽃 밭에 나를 담아보다. 이 예쁜 꽃들과 잠시라도 친구가 되어.



온 산 가득 봄도 아닌데 이렇게 예쁜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다니.

소국, 작은 국화의 꽃말은 맑음 마음이란다.

노란색 국화꽃의 꽃말은 실망, 짝사랑이란다.

평생 짝사랑은 안 할 줄 알았는데, J와 H에 대한 내 마음은 늘 짝사랑이다.

사랑은 봄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을에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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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가을을 놓치지 않고 마음에 담아,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는 감사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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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보다도 따뜻한, 가을 안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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