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치유하는 힘 기르기.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사는 게 계속 버겁다.
계속 세상이든 사람이든
누군가에게 나를 증명하려 든다면
그 원인 중 하나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존재 자체만으로 인정을 못 받아서이다.
인정은커녕 끊임없이 부정당해서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언어로든
부모님에게 무시받고
자존심 짓밟히며 살아온 사람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힘이 약하다.
오히려 걸핏하면 자신을 의심하고
자책하며 또 한 번 아래로 끌어내린다.
마치 부모님이 자신에게 그러했듯이 말이다.
어린 시절 부모가 보여준 사랑이
들쭉날쭉 하고 기복이 크면
많은 시간 많은 상황에서
불안과 결핍을 느끼게 된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고
인색했던 부모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다.
사랑보다 증오와 수치심,
두려움과 공포를 끊임없이
느끼게 하는 부모와 함께 하면
인간에 대한 애정 자체가 점점
희미해진다.
사람에게 질릴 대로 질려버린다.
사람을 볼 때도 안 좋은 선입견이 생긴다.
더 나아가서 인간에 대한
지독한 복수심마저 생기게 된다.
이 세상의 아름답고 좋은 것보다
안 좋은 최악의 것들만
더 눈에 들어오고 귀에 들려온다.
부모를 통해 세상을 그렇게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고 사소한 것도 걸핏하면 기분 나쁜 말로
비교당하고 구박받으면서 살아온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는
자기 스스로를 구박하게 된다.
부모에게도 받고 자신에게도 받으며
이중으로 비난받으니
어디 가서 위안받고
어디 가서 편히 쉴 수 있을까?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가만히
편하게 쉬지도 못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쓰러운 사람..
스스로도 자신을
한심하고 가여운 존재로 여기며
자신의 부모가 준 안 좋은 언어를
고스란히 자기 안에 담아 놓는다.
스스로 정화하는 힘을 기르지 못한 채 말이다.
부모의 바뀌지 않는
지독한 언행을 목격하고
거기에 영향받으며 살아온 사람들은
자연스레 부모를 원망하게 된다.
세상 속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이 돼주어야 할 부모를 싫어하게 되면
자신의 또 다른 마음과도 충돌한다.
마음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싶지만
지독하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의 모습이 코 앞에 보이면
그새 먹었던 좋은 마음은
한순간에 또 무너져 내린다.
부모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부모를 미워하는 마음이 충돌한다.
그렇게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주된 감정으로
경험하면서 그 사람은 세상을
자신 있게 살지 못하고 갈수록 위축된다.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장점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한 가지면을 보면서
그런 면이 없는 자신의 현재에 대해
고통과 불행을 느끼며 조바심을 낸다.
뭐라도 증명해서
자신을 비난해 오고 무시해 왔던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 사람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고
무엇을 해도 만족스럽지 않다.
결과에 의해 멘털이 흔들리지 않고
과정 자체를 즐기는
자기 자신으로 존재해도 충분하다는 걸
어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다 큰 어른이 아직도
부모탓 하면은 그건 너의 탓이라고
쉽게 이야기한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치고
진짜 오랜 시간을 부모 때문에
정신적으로 고통받아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들은 가장 가까운
존재가 얼마나 사람을 장기적으로
무너뜨리고 힘들게 할 수 있는지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당신도 부모 때문에 깊은 상처를
지닌 체 살고 있다면
당신 스스로에게 연고를 발라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 연고는 계속 덧발라줘야 한다.
어차피 부모가 개입하는
부정적인 관여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에 덜 영향받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를 매일 다독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계속 다독여주다가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면
한발 더 나아가서 스스로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작이 반이니까 스스로를 믿어보자.
나 역시 나를 믿기로 한다.
세상의 모든 미성숙한 부모를
이제 그만 용서하고
내 안에 깊이 파인
뿌리 깊은 상처에
오늘도 또다시 연고를 덧발라주기로...
그러다가 새살이 돋아나길
꿈꾸면서 말이다.
자신을 치유할 수 있어야
부모님도 완벽하지 않은
보통의 사람이었다는걸 받아들일 수 있다.
부모님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부모님에게 받았던 상처를
스스로 잘 보듬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