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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Sep 08. 2024

스타트업, 돈 버는 능력과 역량

피라미드 위의 피라미드에 관하여


팀 역량을 단기간에 최대로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타트업 멘토링을 하다 보면 종종 팀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 묻는 이들이 있다. 처음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스타트업이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특정 목표를 향해 형성된 조직 아닌가? 각자의 수준과 기준이 전부 다른데, 이를 하나의 프레임에 놓고 일괄적으로 설명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설루션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마케팅 능력 향상법, 리더십 개선 방안, 기획 역량 강화 전략 등 수많은 해법이 쏟아져 나온다. 나 역시 이런 제목들에 끌려 클릭하곤 했다. 내용을 읽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공감의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렇게 여러 저자의 책을 구매해 문장에 줄을 긋고 메모를 하다 보니, 어느새 내 책상 주변은 책과 메모장으로 가득 찼다.


이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어느 날 나는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을 실전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창업팀의 능력이 향상되는 모습을 기대하며 내심 설렜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을까? 예상과 달리 완전히 실패했다. 단순한 실패로 끝나면 다행이었을 텐데, 일부 팀에서는 부작용으로 인한 분쟁까지 일어났다. 겨우 수습은 했지만, 그들에게 느낀 미안함은 주홍글씨처럼 내 기억에 깊이 새겨졌다. 이런 경험을 통해 매번 느끼는 것이 있다. 책상에 앉아 이론을 정립하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의 실무는 정말 천양지차라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득 떠오르는 재미있는 어록(?)이 있다.


계획은 항상 그럴싸하다. 
링 안에서 한 대 쳐맞기 전까진!


멘토링을 할 때마다 나는 이 어록을 공유하며 창업팀과 함께 웃곤 했다. 이는 이론과 실전의 간극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현실을 인지하면서도 끊임없이 해법을 찾는 모험을 계속 이어간다. 아마도 '문제 해결'이라는 키워드가 스타트업의 핵심 설루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팀원들은 자신의 역할에 맞춰 능력 향상에 매진한다. 개발자는 개발 능력을, 마케터는 마케팅 능력을, 기획자는 기획 능력을 키우기 위해 쉼 없이 정보를 찾고 조언을 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자기 계발을 위해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때로는 손실로, 때로는 이익으로 돌아오지만, 투자 대비 효율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팀 역량을 단기간에 최대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솔직히, 이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나 역시 창업팀의 일원으로서 항상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거물들이라면 모를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지만 함께 고민해 보는 차원에서 용기를 내어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내가 생각하는 역량 향상의 핵심은 '피라미드 위의 피라미드'를 목표로 삼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전문 분야를 넘어 비즈니스 전체를 조망하는 시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라면 코딩 기술 향상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 기술이 어떻게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마케터라면 단순히 광고 기법을 넘어, 그 광고가 어떻게 회사의 전반적인 성장에 기여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즉, '돈을 버는 능력과 역량'을 키운다는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체의 가치 사슬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최적화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돈을 버는 능력과 역량'이란 말은 우리에게 본질적이고 통합적인 측면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우리 모두 독립적으로 돈을 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틀 안에서 급여를 받으며 살아가는 길을 선택한다. 이런 생활 패턴은 안타깝게도 우리의 사고를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공감하지 못하는, 일종의 무딘 상태에 빠지게 만든다. 결국 우리를 수동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셈이다. 


물론 최근 N잡 시대를 맞아 이런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들이 있다. 1인 미디어, 웹툰 작가, 프리랜서 개발자 등 다양한 형태의 직업이 그 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걸고 이런 자유롭고 능동적인 삶으로 뛰어드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다. 아무래도 안정적인 생활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를 망설이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불안정'이라는 단어가 주는 본능적인 두려움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안정적인 급여를 보장하는 직장을 최우선으로 선택하고, 그 울타리 안에서 제한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 보자. 만약 우리가 스스로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어떨까? 아마도 많은 이들이 주저 없이 기존의 틀을 깨고 진정한 자유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이 아닌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된다.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돈을 벌거나, 회사의 지원을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혼자 사회에 나가 돈을 버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 중 일부는 자신의 수입이 온전히 개인의 능력과 역량에서 비롯된다고 착각하곤 한다. 이는 회사라는 배경과 토대가 주는 힘을 간과한 채, 타성에 젖어 자만에 빠진 것이다. 더 나아가 주변의 인정과 아부에 도취되면, 현재의 회사를 그릇이 작은 곳으로 여기고 쉽게 퇴사를 결심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의 이후 행보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말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우리는 든든한 배경 없이 스스로 돈을 버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이제 이 관점에서 스타트업 팀들의 상황을 살펴보자. 스타트업 팀은 주로 프리랜서들이 모이거나, 과감히 사표를 던진 이들이 합류하는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집합체다. 각양각색의 인재들이 모였지만,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은 바로, 기존의 직장이라는 안전망을 벗어났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 팀의 능력과 역량을 단기간에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단순히 각자의 전문 분야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내가 생각하는 핵심은 바로 '돈을 버는 능력과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돈을 버는 능력'이 꼭 수억, 수십억의 대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 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이것이다. '혼자서 단돈 100,000원이라도 벌 수 있는 능력과 역량'. 이것이 바로 진정한 시작점이며, 팀의 역량을 높이는 핵심이 될 수 있다.


여러분은 '100,000원'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겨우 그 정도? 껌값 아닌가?'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골 어르신 말씀처럼 '100,000원이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냐?'라고 호되게 꾸중하실 수도 있다. 우리는 작은 돈을 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길에 떨어진 100원도 이젠 줍지 않는다. 사회가 우리 눈높이를 그만큼 높여놓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높아진 눈높이만큼 우리의 능력과 역량, 교양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100,000원을 버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팀이 협력하여 이 금액을 벌어들이는 것은 더욱 그렇다. 단순히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과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 그리고 팀워크의 가치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는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팀에게 특히 중요한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나 역시 이 '100,000원의 과제'를 여전히 어려운 숙제로 여기고 있다.


문득 전자책 플랫폼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창업팀이 떠오른다. 이들은 디자인, 개발, 글쓰기를 각각 담당하는 5년 이상의 경력자들이었다. 나는 이들에게 첫 번째 미션으로 프로젝트를 통해 300,000원을 벌어오라고 제안했다. 팀은 자신만만하게 '어벤저스 팀'이라 자처하며 쉽게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을까? 연이은 실패를 겪으며 각자 현실을 자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물론, 300,000원이 100,000원보다는 크지만, 알바로도 쉽게 벌 수 있는 금액 아닌가? 그러나 핵심은 개인이 아닌, 팀이 함께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300,000원은 단순한 금액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공동의 목표는 팀 구성원에게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주 담당 분야를 벗어난 일을 해야 할 때 그 부담감은 더욱 커진다. 가령, 디자인이 주특기인 팀원에게 회사의 자원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라고 하면 어떨까? 아마 막막해할 것이다. 일반 회사였다면 "그건 영업팀 일이지"라며 넘겼겠지만, 여긴 스타트업 필드다. 물론 처음엔 자신의 강점인 디자인으로 수익을 내거나 외주를 받아보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프리랜서 방식이지 팀 프로젝트의 방향과는 거리가 있다. 개발 담당자 역시 비슷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지점에서 팀원들 간 의견 충돌이 시작되고, 이는 곧 갈등의 서막이 된다.


요즘 스타트업 팀의 능력 향상법은 온라인 커뮤니티만 봐도 넘쳐난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대개 특정 업무 영역의 스킬만 높일 뿐, 조직 전체의 역량 강화엔 한계가 있다. 실제로 많은 회사에서 부서 간 이해관계 충돌과 대립이 끊이지 않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서로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스타트업에서는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바로 매월 하루를 '업무 교환의 날'로 정해 서로의 업무를 교환해 경험해 본다. 이를 통해 팀원들은 동료의 고충과 입장을 직접 체험하며 이해하게 된다. 더 나아가, 이 경험은 각자의 업무가 어떻게 수익 창출과 연결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영업 업무를 경험하면서 고객의 니즈를 직접 듣고, 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할 수 있다. 마케터가 개발 과정을 이해하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팀 내 소통이 원활해질 뿐만 아니라, 각자의 업무가 어떻게 회사의 수익과 연결되는지 더 명확히 이해하게 되어 전체적인 수익 창출 능력이 향상된다.



결국, 회사의 주된 목적은 수익 창출이다. 물론 다양한 부차적인 목표들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회사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기본 전제는 변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모든 구성원들은 각자의 업무에 충실하며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그 결과로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안정된 환경에 익숙해진 구성원들이 종종 더 큰 그림을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자신이 속한 작은 그룹의 틀에 갇혀 사고하며 타인을 바라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편향된 사고는 더욱 굳어져 편협한 관념으로 발전하기 쉽다.


그렇다면 개별적인 관성을 깨고 팀 전체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모든 팀원이 회사의 핵심 목적, 즉 수익 창출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와 함께 더 큰 비전을 북극성처럼 삼아 모두가 동일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조직의 역량 향상은 개인의 전문성을 넘어선 통합적 시각에서 시작된다. '피라미드 위의 피라미드'를 바라보며, 팀 전체가 수익 창출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향상이 아닌, 비즈니스 전체를 아우르는 유연성통찰력을 요구한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이러한 통합적 역량을 갖춘 팀에서 나온다. 각 팀원이 '돈을 버는 능력과 역량'을 키우는 것,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다. 마치 등산에서 눈앞의 길만 바라보지 않고 전체 지형을 파악해 최적의 루트를 찾는 것과 같다.


결론적으로, 스타트업의 진정한 성공은 개별 역량의 단순한 합이 아니다. '돈을 버는 능력과 역량'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팀 전체가 함께 나아갈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이는 각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되, 비즈니스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을 필요로 한다. 앞서 언급한 300,000원 사례처럼, 지금 당장 팀과 함께 100,000원을 벌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작은 도전이 큰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이 과정에서 경험하는 성장통이야말로 팀의 진정한 역량을 키우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피라미드 위의 피라미드'를 바라보며, 팀 전체가 수익 창출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우리는 단순한 기술 향상을 넘어 비즈니스 전체를 아우르는 유연성과 통찰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며, 진정한 팀 역량 향상의 열쇠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음 회에 계속]





PS) 참고로 '피라미드 위의 피라미드를 타깃으로 하라'는 의미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제가 예전에 작성한 포스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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