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30일 금요일
am 5:55
아침에 일어나면 쓰고 싶은 내용과 그다지 쓰고 싶지 않은 내용이 있다. 주제의 긍정성, 부정성과는 크게 상관없이 딱히 땡기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그럼 특정한 시간대에만 글을 쓰면 흐름이나 분위기가 항상 특정한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일까? 그렇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간대를 선택해서 글을 써야 하는 것일까?
운동의 경우도 늘 규칙적인 시간에 규칙적인 루틴으로 하는 것보다, 가끔 한 번씩 운동 시간과 방법을 섞으라는 추천이 많이 있지 않나. 늘 똑같은 패턴으로 운동을 하면 몸과 뇌가 그새 적응을 해버리기 때문에 퍼포먼스 향상에 정체가 생긴다는 것이다. 원래 하지 않던 시간에 평상시와 다른 순서나 강도로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기는커녕, 제대로 운동하지도 못해서 빌빌거리는 영혼이 여기 있다. 엄청 아픈 것도 아니면서 살살 기분 나쁜 그 통증. 통증을 의인화할 수 있다면 지금 얘는 팔짱을 끼고 잔뜩 냉소적인 표정으로 ‘지금은 이 정도로 아프지만 네가 조금만 더 무리한다면 아주 쓴 맛을 보게 될걸?’하고 나에게 말하고 있다. 이 통증의 얼굴을 떠올리는데 왜 인간화된 바나나가 떠오르는지는 모르겠다. 상상력이 너무 멀리 갔네. 아무튼, 그래서 지난 3월처럼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최근 3주 가까이 제대로 된 운동을 못 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이맘때쯤에 날마다 달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가 오로지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 일 정도로 신나게 뛰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엊그저께 “에이, 몰라! 그냥 운동할 거야!” 하며 간만에 천국의 계단을 빡세게 타고 와서 새삼 깨달았던 것이다. 운동을 쉬어도 몸의 회복은 지지부진하고, 내 정신은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아침에 운동을 해야만 한다. 심박수를 140 이상으로 올려서 몸에 피가 돌게 해야 한다!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 또 뭐가 더 있나? 아무튼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준다는 모든 호르몬을 분출시켜야 한다. 그래야 하루를 버틸 수 있다. 이 과정이 없으면 나는 몸은 움직이지만 정신은 마비된 좀비 같다. 활력 없고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 없이 빌빌거리는 좀비.
그리하여 저녁에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아침에는 계단을 오르며 운동을 하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차마 달리기까지는 엄두를 못 내겠다. 물론 미치도록 뛰고 싶지만, 나도 내 다리에 염치는 있다.
몸도 지키고 정신도 지키려는 이 노력이 효과가 있어야 할 텐데.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결국 부상 기간만 늘리는 결말만은 피하고 싶다.
am 6:09
+ 다 쓰고 나서 읽어보니, 분명 첫머리는 글쓰기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운동 이야기 나왔다가 갑자기 길을 그쪽으로 확 틀어버리네? 글 분위기의 일관성을 위해서 앞 문단을 지울까 하다가 이 또한 내 생각의 흐름이라 그냥 놔두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