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30일 월요일
pm 4: 32
브런치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2개월 차. 엄청 오래된 것처럼 서두를 시작 했는데 2개월 밖에 안 되었다는 게 유유머라면 유머다. 처음에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글만 써서 올렸다. 어떤 경로로 글을 읽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찾아 읽는지. 라이킷이 뭔지 응원이 뭔지, 출판이 뭔지 출간이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의 상태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무식했기에 시작할 수 있었다. 브런치에 대해서 잘 알았다면 지금도, 아마 먼 시간이 흐른 미래까지도, '쓸래말래쓸래말래' 주문만 외우다가 아무것도 안 했을 것 같으니까.
첫 글을 올리던 날 내 글에 라이킷이 눌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니? 내가 오늘 이 글을 올린 것을 어찌 알고 이걸 눌러주신 거지? 라이킷의 존재는 모르고 구독만 알고 있었던 나는, 주체적으로 내가 구독자를 찾지 않는 이상은 아무도 내 글을 읽지 못하는 줄 알았다. 그러니까 원래 처음 글을 올릴 때는 오히려 아무 걱정이 없었다. 구독자가 아무도 없어서 조회수가 0이 될 것을 각오하고 글을 썼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가 써서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뭔가 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거고, 그거면 일단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글을 쓰는 것은 나에게 제일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다. 뭐라도 쓸 수 있지만 결과물의 퀄리티는 보장할 수 없다. 물론 나는 내 글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작가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 글을 게시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글을 사랑한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글에 대한 사랑이 없는데 그것을 다른 사람 앞에 내놓을 수가 있나? 그러니까 자신이 쓴 글은 마치 자기 자식과 같은 것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다른 집 자식보다 좀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내 눈에는 세상에서 제일 예뻐 보이고 소중한 것. 어느 것과도 똑같지 않은 나만의 소중한 것이다.
어떤 날은 심사숙고해서 썼는데 뭔가 심심하고 만족스럽지 않은 날이 있고, 어떤 날은 그냥 떠오르는 대로 대충 휘갈겼는데 의외로 맘에 드는 날이 있다. 쓸 말이 없어서 머리를 부여잡았는데 쓰다 보니 술술 풀리는 날이 있고, 분명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는데 갑자기 손가락의 움직임이 뚝 멈추는 날이 있다. 도무지 종 잡을 수도 없고 예측도 불가하다.
1권의 브런치북을 한 달 전에 목차 30개를 채워 완결 짓고 2권도 이제 막바지이다. 2권을 쓰면서 내가 왜 쓰는지, 무엇을 쓰고 싶은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 글은 비교적 술술 나오고 있지만, 첫 문단을 썼을 때부터 내 머릿속에 떠오른 하나의 생각이 가시처럼 나를 콕콕 찌른다. '이런 내용은 브런치북의 마지막 연재 글에 써야 어울리는 거 아니야?' 여기까지 쓴 지금도 그 생각은 여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 당장 이런 내용으로 글을 쓰고 싶은데 그걸 꾹 참았다가 며칠 후에 쓰는 것도 이상하잖아. 그때가 되면 이런 기분이나 생각으로 글을 쓸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내 글이 가야할 길이 어디인지 좀 더 자세히 생각하고 들여다봐야겠다.
pm 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