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어둠'이 다행이라 말합니다.

by 책밤

다들 캠핑 다니시나요?

6살 딸아이가 어느 날 이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가방 메고 모자 쓰고, 신나게 캠핑 간다"

청량하고 앙증맞은 목소리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도 잠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캠핑, 올 것이 왔구나.'


육아 선배 몇몇이 전하던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칩니다.

"캠핑 가기 싫어도 애기 좀만 크면 무조건이야."

"이건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자, 아이의 염원과도 같은 거지."


그렇습니다. 우리 가족에게도 캠핑의 봄이 찾아온 거죠. 일단 캠핑 맛이나 볼까 싶어 원터치 텐트 하나만 달랑 들고 지금은 비어 있는 시골집으로 향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신나 하는 딸아이를 보니 어린아이를 둔 가족에게 캠핑은 정말 숙명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가 지고 있습니다.

별이 보고 싶다는 딸아이의 말에 앞마당 쳐놓은 텐트에서 밤이 될 때지 기다려봅니다. 그런데 아무런 장비 없이 온 터라 밤이 되니 텐트 안팎이 칠흑같이 어둡습니다.


그때, 어둠 속에서 뭔가 반짝하고 움직이는 작은 점이 보입니다. '캠핑은 역시 체력전인가, 헛것이 보이네'하며 피식 웃어봅니다. 그런데 또 반짝, 이번엔 아내와 딸아이도 함께 놀랍니다.

정신을 집중하고 그 부근을 자세히 보니 연초록으로 너무나 밝게 빛나는 반딧불이 한 마리가 유유자적 날고 있습니다. 짙은 어둠에서 홀로 밝게 빛나는 작은 점에 우리 셋은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봅니다. 이내 반딧불이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우리 셋은 또렷이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를 보며 웃습니다.


그때 딸아이가 이야기합니다.

"어둠이라 다행이네. 반딧불이가 더 잘 보이잖아"


'어둠'이라 정말 다행입니다.

짙은 어둠 속에서 반딧불이는 더욱 밝게 빛났고,

그 빛은 우리 가족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캠핑용 '크레모아 랜턴'을 주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