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시즌은 과연 언제일까요? 맞습니다. 매 계절마다 캠핑의 묘미가 다르니 ‘매일’이라고 봐도 될 듯합니다.
어느 겨울날, 어린이집을 다니는 6살 딸아이가 ‘가방 메고 모자 쓰고 신나게 캠핑 간다’라는 가사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걸 보니 이제 우리 가족도 캠핑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캠핑 지식이 전혀 없던 터라 짬짬이 시간을 내어 용품을 검색해 봅니다. 캠핑 시장은 용품을 사려는 사람의 욕망만큼이나 팔려는 사람의 열정도 넘치는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비슷비슷하지만 성능과 쓰임이 조금씩 다른 캠핑 용품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니 말이죠.
캠핑은 하룻밤을 자야 진짜 경험하는 것이란 생각에 ‘밤은 어두우니까 일단 가볍게 랜턴이다’라며 어둠을 밝혀줄 용품을 찾아봅니다. ‘감성’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가격이 상승한다는 비밀 아닌 비밀을 알게 되며 적정한 사이즈의 랜턴을 주문합니다.
어둠이 해결되니 이제 밥 먹는 고민을 해봅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진리를 조금씩 깨닫기 시작합니다. 밖에서 해 먹는 한 끼에 필요한 것들이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식기부터 숟가락과 젓가락, 테이블, 그리고 ‘감성’ 가스버너 등등....... 하나라도 빠지면 굶을 것 같은 불안감에 구색을 맞춰봅니다.
자, 이제 밥을 먹었으니 잠자는 게 고민입니다. 가장 중요한 텐트가 남았습니다. 그 어떤 용품보다 종류도 다양하고 설치법도 제각각입니다. 꽤 오랜 시간 공부해서 내린 결론은 ‘텐트 치는 일에 최대한 힘을 빼지 말자’였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자립이 가능하고 캠핑의 ‘감성’을 제대로 담았다고 홍보하고 있는 연베이지색 에어텐트를 구입합니다.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텐트를 받아보고는 생각보다 큰, 아니 상상을 초월하는 부피와 무게에 깜짝 놀랍니다.
그래서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텐트, 차에 실릴까?’ 기우(杞憂)가 아니었습니다. 걱정은 현실이 되어 텐트가 보란 듯이 승용차에 반만 걸쳐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집에 쌓여 있는 캠핑용품을 생각하니 이제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텐트 상차를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와 결연한 눈빛으로 아내를 바라보며 한 마디 합니다.
“여보, 우리 차 바꿔야 할 것 같아......”
랜턴으로 시작한 캠핑의 눈덩이가 구르고 굴러 결국 차를 바꾸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무위자연을 추구한 장자는 일단 뭘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왜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따스한 봄기운이 불어오는 어느 주말, 가까운 캠핑장으로 향합니다. ‘캠핑이 정말 즐거울까?’, ‘딸아이가 생각보다 재미없어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에 마냥 좋은 기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막상 캠핑장에 도착하니 적당히 시원한 바람과 아기자기한 새소리, 푸릇한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볕이 너무 좋습니다. 딸아이도 작은 손을 도와 물건들을 옮기며 너무나 즐거워합니다. 매 순간이 즐겁습니다. 딸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산책길, 아내와 함께 준비하는 식사, 그리고 불멍. 그동안 마음속에 쌓여 있던 근심이 사라지고 포근함 잠자리에서 깊은 잠을 잔 듯 머리가 맑아집니다.
랜턴의 눈덩이가 구르고 굴러 차를 바꾸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뭐 어떻습니까?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추억이 하나둘 쌓이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시간을 내어 전국 캠핑장 예약 사이트를 검색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