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난기 많은 토마토의 짓궂음, '블러디 밤'을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토마토가 들어간 술을 한 병 가지고 왔다. 술에는 워낙 또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지만, 토마토는 그리 흔하지 않은 원료중 하나이기에 도저히 들지 않을수가 없더라. '블러디 밤', 이름부터 매력적인 이 친구는 과연 어떠한 향미를 보여줄지, 기대와 함께 음주해보도록 하자.
장난기 많은 토마토의 짓궂음, 블러디 밤
일단 겉으로 보이는 병 자체는 이 용량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이다. 뭉툭하게 올라가서 얇은 병목을 가졌고, 끝은 검은색 뚜껑으로 마감한. 다만 평범함은 딱 거기까지. 병 안쪽으로는 붉은 가넷을 그대로 녹여놓은듯한 빛깔의 술이 일렁거리고 있으며, 전면부의 라벨엔 굉장히 악동 이미지가 넘치는 토마토가 미소를 지은채로 앞을 바라보고 있다. '블러디 밤'이라는 술의 이름에 맞게 디자인 역시 장난꾸러기처럼 재치가 넘치는 모습이다. 어떻게 이 생김새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블러디 밤'은 '우리술상회'에서 MZ세대에 맞춰 출시한 작품으로, 서구권에서 해장술로 사랑받는 칵테일 블러드메리를 닮은 토마토 술이다.
토마토의 단맛, 신맛, 짠맛을 베이스로 빨간 핫소스가 생각나는 매콤함이 은은하게 감칠맛을 더하며, 입 안 가득 느껴지는 다채로운 맛과, 걸쭉한 바디감, 부드러운 목넘김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술이라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18도, 가격은 16,000원. 혼자 마시면 좋고, 둘이 마시면 아쉬울 양에 일반적인 희석식 소주와 엇비슷한 알콜 함유량,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조금 부담 될 정도의 금액을 지녔다. 물론 최근 출시되는 전통주들과 비교하면 그리 비싼 값은 아니다.
잔에 따른 술은 병 안에서보단 비교적 밝은 빛깔을 선보인다. 체리와 토마토를 섞어놓은듯한 색으로서, 분홍색 솜사탕을 풀어놓은 것 같기도 하다. 병 바닥의 생김새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옅은 탁도를 지녔으며, 잔벽을 따라 떨어지는 술방울은 부드러워보인다.
이어서 코를 가져다 대니 향긋한 토마토가 잔을 타고 흘러나온다. 토마토, 체리 조금, 설탕, 약간의 산향과 그 아래로 알콜이 깔려있는 모습이다. 향의 대부분을 토마토가 차지하고 있는 상태이고, 나름 낮지 않은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알콜을 잘 다듬어 놓은 것인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감향과 함께 들어오는 과실인지라 토마토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내음이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니 복합적인 맛을 지닌 술이 혀를 감싸안는다. 알콜과 토마토, 설탕, 레몬즙 등이 섞여 있는 형태로, 단 맛과 산미, 씁쓸함, 짠맛, 거기에 맵싸함까지 모두 지니고 있다. 탄산이 없기에 상당히 매끄러운 질감으로 혀를 지나치고, 토마토가 중심이 되었던 향과는 달리 맛에선 알콜이 비교적 조금 더 치고 나오는 경향이 있다. 토마토의 감미를 필두로 하여 약한 산미, 씁쓸함과 맵싸함으로 이어지는 방향을 지녔고, 그리 무거운 바디감을 지니고 있지 않아 가볍게 목구멍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꽤나 길게 이어지는 약간의 알콜부즈가 좀 아쉽다.
목넘김 이후에는 토마토의 향과 쌉싸름한 감칠맛을 목구멍에 남겨 놓고 사라진다. 감미가 사라진 뒤 미미한 산미가 혀를 톡 치고, 짭쪼름한 감칠맛이 맴도는 것을 감상할 수 있으며, 마지막까지 은은한 맵싸함이 머물다 마무리된다. 과정이 끝나는 여운의 길이는 4~5초 정도로 마지막을 즐긴 뒤 다음 잔을 들면 되겠다.
가볍게 흐르는 토마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향이나 맛에서 물 위로 떠있는 듯한 토마토가 다채로운 향미와 함께 흘러들어가는데, 개인적으론 토마토의 풍미가 조금 더 진했다면 더 강한 캐릭터를 가지지 않았을까 싶다. '블러디 밤!'하고 묵직하게 들어오는 느낌이 있었다면.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에그인 헬, 핑거푸드, 치킨 등을 추천한다. 에그인 헬 한 입과 '블러디 밤' 한 잔은 좋은 궁합을 선보일 것이다.
'블러디 밤', 복합적인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친구였다. 흐르는 토마토도 나름 매력적이다.
현재 판매처가 한 곳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검색을 하면 바로 알 수 있으니 편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웃고 있는 토마토, '블러디 밤'의 주간평가는 3.7/5.0 이다. 장난기 많은 토마토의 짓궂음을 느껴보자.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