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맥주와 사이다를 섞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GS편의점의 맥싸를 음주해 보았다

by 주간일기
맥주와 사이다를 섞으면 맛이 어떨까

나름 술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아직까지 맥주와 사이다를 섞어서 음주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주위에서 그리 추천하는 사람도 없었고, 스스로도 과연 이렇게 술을 마시면 맛이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항상 머릿속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렇게 맥주와 사이다를 단 한 번도 섞어 먹은 적도, 섞어 먹을 생각도 한 적이 없던 나에게 우연히 방문한 GS편의점에서 캔맥주 하나가 눈에 띄었다. '맥싸'. 사이다와 맥주를 최적의 황금 비율로 섞어서 만들었다고 쓰여 있는 술. 평소에 생각지도 않았던 조합이었지만, 그 두 개가 하나가 합쳐져 눈앞에 있으니 신기하게도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집으로 들고 온 '맥싸'는 그날 저녁 곧바로 나의 식탁에 올라가게 되었고, 이러한 이유로 오늘은 처음으로 음주해 본 이 독특한 술이 과연 나에게 어떠한 맛을 안겨주었는지 간단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맥주와 사이다의 오묘한 만남, 맥싸


이 친구가 바로 오늘 나의 식탁에 올라온 맥주, 아니 맥싸이다. 가격은 3500원, 일반적인 라거 일반적인 라거 맥주에 비하면 살짝 비싼 편이며, 보통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에일 맥주들과 비슷한 가격이다.


평균적인 맥주 용량인 500ML에 IBU는 10, 거기에 3.2도의 도수를 가지고 있는데, 용량과 도수만 보자면 딱 가볍게 한 캔 하기 좋은 수준으로 보인다.


또한 이 제품은 '더쎄를라잇브루잉'이라는 회사에서 라거 맥주에 라임과 레몬의 천연향료를 2:1로 배합한 술로서,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품질 좋은 홉과 맥아, 독일 양조장에서 제공하는 효모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제품의 설명을 보자면 신경을 많이 쓴 듯 하지만, 역시나 백 마디 말보다는 한 번의 행동의 중요한 법. 과연 맛은 어떨까.


잔에 따른 술은 생각보다 짙은 색깔을 보여준다. 맥주보다는 콜라와 가까운 느낌.

사이다와 맥주를 섞었다고 하기에 좀 더 밝은 색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나의 예상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잔에 코를 가져다 대니 맥주보단 사이다의 향이 좀 더 강하게 흘러나온다. 향의 비율은 맥주 2, 사이다 8 정도. 여기에 레몬과 라임의 새콤함이 섞인 오묘함이 합쳐져 있어서 그런지 낯익다고 말하기는 힘들 향이다.


향은 확인했으니 이번엔 술을 한 모금 입에 머금어보았다. 술을 들이켜니 무난한 탄산과 함께 굉장히 애매한 맛이 혀를 맴돌기 시작한다. 혀에 닿자마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 한단어이다.


분명히 맥주와 사이다가 섞였음에도 단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맛의 끝에서 탕약 비슷한 씁쓸함이 밀려온다. 보통 에일맥주를 먹으면 느껴지는 씁쓸함과는 달리, 상당히 불쾌하고 조화롭지 못한 맛. 술들의 맛이 잘 어울린다기보다는 제각각 따로 노는 느낌이다.

목 넘김 이후의 여운도 상당히 아쉽다. 레몬과 라임의 새콤함과 맥주의 씁쓸함을 남기고 사라지는 듯한데, 이 역시 맛의 목적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전체적으로 술 자체가 불협화음을 연주하고 있다. 일반적인 맥주에 비하여 약한 탄산, 적당히 가벼운 바디감에 풍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라임과 레몬이 섞인 사이다에 맥주의 씁쓸함이 더해진 향은 내가 왜 두 가지를 섞지 않는지 다시 가르쳐주었다.


맥주와 사이다 사이의 어중간한 맛이 아닌, 맥주와 사이다, 거기에 라임과 레몬을 더하여 탄생한 새로운 술 같은 느낌이다. 다만 그 술의 전체적인 맛과 향이 잘 어우러지지 못하여 부조화스럽고 탕약, 구기자 등 이유 모를 낯선 맛들이 등장하기에 그리 끌리지 않는.


맥주와 사이다를 섞어서 먹으면 맛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기에 아마 '맥싸'라는 제품이 이 맛을 온전히 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유불급', 너무 많은 것을 채우려다 기본을 놓친 건 아닐까.


오늘의 술, '맥싸'의 주간 평가는 '5/2.0'이다. 맛의 특색이 강하여 호불호가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추천하기는 어려울듯하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와인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