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 묵시록
아니다.
실제로 잘 팔리며, 말 그대로 어딜가도 볼 수 있는 제품들이다.
마트는 당연하고 작은 구멍가게에도 진열되어있다.
일단 처음 러시아에 도착한 날부터 기숙사 층장실에서 티푸드 자리를 꿰차고 앉아있는 초코파이를 만났었다.
롯데와 오리온 두 회사에서 초코파이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러시아인도 많았다.
* 미묘하게 오리온이 더 부드럽고 맛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가격은 오리지널 기준 12개짜리가 150루블 가량이라고 하면 2,600원 정도다.
한국에서도 바나나맛, 딸기맛, 수박맛과 같은 제품을 볼 수 있는데, 러시아 지역에서는 현재 기준으로 오리온 초코파이 제품 종류가 15가지에 달한다.
* 바나나맛과 수박맛도 있었는데 제품군 사진에는 안 보인다.
확실히 하나하나 추가되는 신상 초코파이를 맛보는 재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오렌지잼이 들어간 초코칩맛, 살구잼이 들어간 빈(비엔나)케이크맛(빈의 유명한 ‘자허토르테’를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을 맛있게 먹었다.
+애플시나몬도!
사실 마시멜로보다는 크림파이를 선호한다.
출처는 오리온 러시아 웹사이트(https://orionworld.ru/)이며, 최근에는 많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라는 뉴스도 있었다.
* 초코파이 외 한국에서 보던 과자들도 다른 이름과 생소한 맛으로 판매되고 있다.
와클과 유사한 Mr. Baguetti라든가, 초코송이-Choco Boy, 후레쉬베리-Fresh Pie, 칸쵸-Сафари(사파리), 타사의 에이스와 빠다코코낫이 생각났던 Crack It 등
한편 도식(дошик)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도시락(Доширак) 제품 중 라면도 다양한 맛으로 출시된다.
* '도식이' 같아서 귀여움.
* 웹사이트 기준으로 닭고기, 소고기, 송아지고기(여기서 소와 무슨 차이인지 의문을 가짐), 매운 닭고기, 돼지고기, 버섯, 김치맛. 양고기 맛도 있었는데 지금도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김치맛이 실패가 없는 맛인데, 파는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다.
그럴때는 그냥 어디에나 있는 소고기맛으로 고르면 된다.
네모난 컵라면을 감싼 겉비닐을 뜯고 뚜껑을 열면 조그만 플라스틱 포크와 스프 봉지가 들어있다.
젓가락 유저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비지만 따로 연장을 챙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환경호르몬 어쩌고 이런 문제에는 신경을 끄면 된다.
애초에 건강식이 아닌데다가 뽀글이도 먹으니까...
컵라면 말고 봉지라면도 있다.
이 친구는 얇은 면이라 그냥 움푹한 그릇에 넣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 덮고 기다렸다가 먹는다.
이 라면은 아래처럼 저렴함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사용되기도 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 도시락이라도 사기 위해 일한다. «работать за доширак»
- 도시락을 살 정도는 된다. «хватает на доширак»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격리조치가 시행된 당시에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영상에 도시락이 언급되기도 했다.
https://youtube.com/shorts/KD-4bOQ6o3k?si=LwK2Vpc74pxLDMkP
- "(대충 격리조치 위반하지 말라는 방송)"
- "도시락 사고 싶다고!!!!"
첨부된 링크처럼, 도시락을 활용한 레시피도 종종 접할 수 있다.
https://blog.ovkuse.ru/doshirak
초코파이와 도시락 라면은 러시아인들의 삶에 실존한다.
취향이라는 것이 있으니 모두가 좋아하고 사먹는 제품들은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과장된 국뽕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확실히 아니라고 답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