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용연 Jun 23. 2022

14. 여전히 재미있는 운동, 골프

생각보다 입문이 어렵지 않은 운동

약 1년 전쯤, 골프에 입문했다는 글을 썼다. 막대기 몇 번 휘두르다 그만두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다행히 2022년 중반까지 약 2년째 골프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은 여전하다. 골프를 시작했다는 친구가 있으면 반갑고, 남편과의 대화에 늘 골프가 빠지지 않고, 유튜브를 볼 때마다 골프채널을 기웃거리고, 비거리를 늘리고 싶어 덤벨을 들고 근력운동도 꾸준히 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취미이자 특기로 자부해왔지만, 지금껏 했던 운동들과는 다른 종류의 흥미로움인 것 같다. 일단 감정의 동요가 매우 심한 운동인 건 확실하다. 물론 프로선수라면 멘탈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나는 골린 이 중의 골린이니까, 매 번 연습할 때마다, 공 하나하나 칠 때마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날 공이 채에 착착 붙으면 멀리 날아가는 공 마냥 기분이 좋고, 반대면 기운이 쭉 빠진다. 스크린에서 18홀 게임을 하면 성격이 나오고, 몇 번 경험은 안되지만 필드에 나가면 '이러려고 내가 지금껏 골프를 배웠나'라며 좌절의 끝까지 가다가도 갑자기 공하나 잘 맞으면 다시 기분이 업된다. 참 요상하고도 매력 있는 운동이다.

이렇게만 평소에 나왔으면..


요즘 들어 골프에 관심이 생겨 물어보는 친구들도 많은데, 제일 자주 듣는 말이 '골프 비싸지 않아?' 물론 필드에 자주 나가면 그렇겠지만, 입문 단계에서는 욕심만 버리면 다른 운동 대비 크게 비싸진 않다고 생각한다. 골프채는 초보자용 채가 연습장에 갖춰져 있고, 내 채가 가지고 싶을 땐 처음엔 당근 마켓에서 사도 된다. 똑딱이 배우는데 화려한 골프복도 필요 없다. 레슨도 워낙 대중화돼서 초보 단계에서는 일반 헬스 PT보다 저렴한 것도 찾아보면 많다. 연습장도 처음엔 비싼 인도어(닭장 st)가 아니더라도 헬스장에 샵인샵으로 입점해있는 가성비 좋은 스크린 연습장도 많다. 물론 꾸준히 골프를 배우게 돼서 실력이 오르고, 필드에 나가는 일이 늘어나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경험상 입문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장벽은 낮은 듯싶다.

나의 첫 풀세트는 당근 구매.. 이걸로 필드도가고 연습도하고 잘 쓰고 있음


나는 앞으로도 골프를 꾸준히 할 것 같다. 내 실력에 화가 나거나 짜증 날 때도 많지만 '아 이 운동하기 싫다'기보단 '더 잘 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니까. 무엇보다도 이 전 글에도 썼듯,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타인과 함께 하는 운동이라서 좋다. 나만의 영역이 꼭 필요한 개인주의자이지만, 동시에 타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소중한 평소 내 일상의 결과 비슷하기 때문일지도.


매거진의 이전글 13. 사계절 만끽하기 - 서울 둘레길 트래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