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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May 01. 2022

13. 사계절 만끽하기 - 서울 둘레길 트래킹

서울이 좋고 살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없는 게 없기 때문’이다. 맛집, 트렌디한 장소들, 문화예술 공간은 말할 것도 없고, 빌딩 숲과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훌륭한 자연경관들이 서울의 풍경을 더 황홀해 보이게 만든다. 작년부터 서울 둘레길 트래킹을 하면서 이런 서울의 다채로운 모습을 또 한 번 느끼고 있다.



작년에 JTBC 트레일 서울에서 받은 지도. 서울이 이렇게 넓었나


서울 둘레길은 ‘숲길’, ‘마을길’, ‘하천길’을 연결하여 총 8코스로 나누어져 있고 총 156.5km를 걸으며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도보길이다. 코스마다 난이도도, 풍경도 매우 달라서 그날 내 기분과 날씨에 맞게 적절히 선택해가는 재미도 있다. 매 코스를 완주하고 받는 스탬프 도장을 채워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의 산행과 다름없는 고급 코스(1,8코스) 발도 못 디디고 있는 중.. 연습과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할 것 같다.

이제 어려운 곳만 남은것 같다



걸으니 보이는 것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대중교통이나 차를 타고 도심 한복판을 지날  모르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2호선 지하철 노선인 줄만 알았던 낙성대도 들러보고, 높거나 유명하진 않아도 동네 주민분들의 일상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작은 뒷산들도 알게 되고(앵봉산, 호암산, 삼성산 등등..),  산을 거닐며 멀리 가지 않아도 힐링할  있다는  알게 되고, 코스를 마칠 때마다 동네 맛집을 찾기도 하고….


여전히 매일 살면서 처음 해보는 일들을 일기처럼 기록 중인데, 둘레길을 다녀온 날이면 ‘처음 붙는 키워드가 많아진다. 처음  동네 풍경들, 먹거리, 함께 걷는 이들과의 에피소드 등등. 둘레길을 다녀온 날이면 잠시나마 짧은 여행을 하고  듯한 기분이 든다.

둘레길 속 다양한 풍경들


 걷다 보면 운동이 되고 있다


중급 이상의 둘레길 코스는 산행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을 오르다 보면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기분이 든다. 산행이 없는 쉬운 코스만 걸어도 최소 500kcal 소모는 금방이다. 반복되는 헬스장 운동, 홈트레이닝이 지겨울 때 서울 둘레길을 나서 보자. 걸으며 서울의 다채로운 풍경도 보고, 운동도 되고, 기분 좋게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애플워치에 담긴 둘레길의 기록들. 어떻게 걸었지..?


자연 속에서 만끽하는 사계절 


둘레길을 걸으며 제일 좋은 건 계절의 변화가 피부에 온전히 와닿는 것이다. 숲 속, 산속, 지나가는 마을들의 풍경과 나무들을 보며 그 계절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싹이 돋아 나고, 봄이 오기 시작하면서 산 초입엔 아름다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5월에 접어드니 봄이 언제 왔었냐는 듯 푸릇한 나무들 사이로 여름이 코앞까지 와있음을 느낀다.

지난주 5코스에서 본 봄풍경들
일주일 새 여름내음이 물씬


하루의 시작과 끝이 이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걷는다는 것, 이 투박하고 촌스러운 인간의 본능적인 행위를 통해 나는 행복감을 느낀다 - 하정우, 걷는 사람 중에서-


처음엔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해서 새로운 곳을 가보자고 시작한 서울 둘레길 투어. 매 코스를 걷고 나면 몸은 힘들지만 그날의 하루가 행복감으로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여력이 되는 한 서울 둘레길이든, 어디든 자주 걷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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