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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Jul 07. 2021

4. 홈 요가 vs 요가원

본격적으로 요가를 접한 지 7개월 차. 요가를 더 잘하고 싶었다. 다른 운동처럼 다른 사람들과 경쟁해 실력을 늘린다기보단, 자기만족으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물론 홈 요가는 매트만 깔아놓으면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수련을 시작할 수 있고, 워낙 다양한 콘텐츠들이 온라인에 널려있기 때문에 그날 내 컨디션에 맞는 수련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작을 더 섬세하게 다듬고, 어떤 근육에 자극을 주는 게 맞는지 피드백받고, 안되던 동작(ex-쟁기자세, 머리 서기) 들도 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괜찮은 요가원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어떤 요가원을 선택해야 할까?


요가원을 선택하는 주관적인 나만의 기준은 있었다. 첫째, 다이어트나 외형관리에 치중된 홍보를 하는 요가원은 배제할 것. 둘째, 눈뜨니 요가라는 키워드는 지키고 싶기 때문에 출근 전 아침 수련이 있는 곳일 것. 셋째, 시국이 시국인 만큼 코로나 방역 수칙 대응에 적극적인 곳일 것. 요가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이긴 하지만, 헛되게 돈을 쓸 수는 없었고 무엇보다 요가를 정말 잘 배워보고 싶었기 때문에 위와 같이 나만의 기준을 잡아보았다. 그렇게 고른 곳은 이름도 심플한 ‘여의도 요가’. 이름에도 크게 멋 부리지 않고, 무엇보다 여의도 내에서 10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는 센터라는 점이 크게 신뢰가 갔다.


 

우리 요가원입구


요가원 – 수련자들과 ‘지금 여기’에서 서로의 에너지를 받는 공간


사실 처음 요가원에 가기 전 ‘요가는 호흡이 중요한데 마스크를 쓰고 가능할까?’, ‘다른 사람들과 밀폐된 공간에 모여 수련을 하는 게 괜찮을까?’ 등등의 우려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이런 걱정들이 무색할 만큼 첫 수련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직접 경험해보고 나니 홈 요가보다 좋은 점이 훨씬 많았다. 첫째, 선생님께서 각자의 체형과 컨디션에 맞게 실시간으로 조언을 주신다는 것. 둘째, 시간표가 정해져 있다 보니 규칙적인 아침 루틴을 습관화할 수 있고, 자연스레 그 전날 저녁 술 약속도 줄어든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함께하는 수련자들로부터 왠지 모를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것. 혼자 집에서 했다면 포기할 자세를 옆 수련자를 보며 한 번 더 용기내고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제일 좋다. 아무리 온라인의 시대라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에서 함께 무언가를 행한다는 것은 미묘한 에너지를 준다.




다시 코로나 대유행이 확산되면 요가원이 문을 닫을까 봐 걱정이다. 물론, 집에서 혼자 매트를 펴고 요가 수련은 이어나가겠지만, 요가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의 에너지는 또 한동안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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