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요가를 접한 지 7개월 차. 요가를 더 잘하고 싶었다. 다른 운동처럼 다른 사람들과 경쟁해 실력을 늘린다기보단, 자기만족으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물론 홈 요가는 매트만 깔아놓으면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수련을 시작할 수 있고, 워낙 다양한 콘텐츠들이 온라인에 널려있기 때문에 그날 내 컨디션에 맞는 수련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작을 더 섬세하게 다듬고, 어떤 근육에 자극을 주는 게 맞는지 피드백받고, 안되던 동작(ex-쟁기자세, 머리 서기) 들도 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괜찮은 요가원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요가원을 선택하는 주관적인 나만의 기준은 있었다. 첫째, 다이어트나 외형관리에 치중된 홍보를 하는 요가원은 배제할 것. 둘째, 눈뜨니 요가라는 키워드는 지키고 싶기 때문에 출근 전 아침 수련이 있는 곳일 것. 셋째, 시국이 시국인 만큼 코로나 방역 수칙 대응에 적극적인 곳일 것. 요가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이긴 하지만, 헛되게 돈을 쓸 수는 없었고 무엇보다 요가를 정말 잘 배워보고 싶었기 때문에 위와 같이 나만의 기준을 잡아보았다. 그렇게 고른 곳은 이름도 심플한 ‘여의도 요가’. 이름에도 크게 멋 부리지 않고, 무엇보다 여의도 내에서 10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는 센터라는 점이 크게 신뢰가 갔다.
사실 처음 요가원에 가기 전 ‘요가는 호흡이 중요한데 마스크를 쓰고 가능할까?’, ‘다른 사람들과 밀폐된 공간에 모여 수련을 하는 게 괜찮을까?’ 등등의 우려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이런 걱정들이 무색할 만큼 첫 수련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직접 경험해보고 나니 홈 요가보다 좋은 점이 훨씬 많았다. 첫째, 선생님께서 각자의 체형과 컨디션에 맞게 실시간으로 조언을 주신다는 것. 둘째, 시간표가 정해져 있다 보니 규칙적인 아침 루틴을 습관화할 수 있고, 자연스레 그 전날 저녁 술 약속도 줄어든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함께하는 수련자들로부터 왠지 모를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것. 혼자 집에서 했다면 포기할 자세를 옆 수련자를 보며 한 번 더 용기내고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제일 좋다. 아무리 온라인의 시대라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에서 함께 무언가를 행한다는 것은 미묘한 에너지를 준다.
다시 코로나 대유행이 확산되면 요가원이 문을 닫을까 봐 걱정이다. 물론, 집에서 혼자 매트를 펴고 요가 수련은 이어나가겠지만, 요가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의 에너지는 또 한동안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