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TV 없는 거실이 바꾼 일상

‘집의 얼굴’ 거실에 취향을 담아보기

by 권용연

지금 사는 신혼집 거실에는 tv가 없다. 대다수 집의 국룰처럼 여겨지는 거실 =tv+소파 배치를 과감히 무시한 것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tv를 안 보는 것도 아니다. 그냥 예전부터 집에서 제일 메인 공간인데 좀 더 사는 사람의 취향이 묻어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언젠가 온전한 내 공간이 생기면 제일 먼저 tv는 없애고 싶었다.

tv가 있으면 다른 인테리어 요소들은 결국 부속품이 될 테니까.




결혼을 하고 신혼집이 생기니 그 소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한치의 고민도 없이 tv는 안방으로 들여보내고 대신 책장을 놓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남편과도 의견이 일치했다. 집에 내 ‘서재’를 갖는 게 꿈이었는데, 그걸 거실에 실현하는 것이다. 맘 같아서는 온 벽면에 책장을 놓고 싶었지만, 우리 집이 서점은 아니니까.. 현실을 직시하고 tv 가 있어야 했던 한 벽면만 책장을 두기로 했다.

원래 티비가 있을 자리.. 대신 고심한 책장
조금 난잡하지만.... 우리는 만족!



그리고 소파 대신 넓은 테이블을 꼭 두고 싶었다. 티비보기 위해 앉아있고 누워있는 소파 대신, 밥도 먹고, 손님들이 오면 파티도 하고, 일도 하고, 혼자 책 보고 글도 쓰고 할 수 있는 다목적 테이블과 의자를 꼭 두고 싶었다. 이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팔아 지금의 공간을 완성시켰다. 나중에 ‘아 여기 그냥 tv 놓을걸 그랬나’라는 후회는 하기 싫었다.

입주첫날. 딱 테이블만 들어왔늘때
지금... 많이좋아졌다



tv 없는 거실에 살아보니


거의 2년째 새로운 형태의 거실에 살고 있는데 전혀 불만이 없다. 초반에는 tv소리 없는 적막이 어색했지만, 그 틈을 라디오가 채워주고 있다.(tmi. 우리 부부는 라디오를 매우 즐겨 들어 브런치에 글도 썼었다)


제일 큰 장점은 tv를 습관적으로 켜지 않다 보니 대화를 많이 나눈다. 물론 tv를 볼 때도 대화가 없는 건 아니지만, 좀 더 서로의 대화에 집중하는 느낌이 든다.



거실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도 많아졌다. 몇 달간 발품 팔아서 산 테이블에서 독서도 하고, (지금처럼) 글도 쓰고, 커피도 내려마신다. 거실 가운데에서는 매트를 깔아 두고 운동도 하고, 골프 퍼팅 연습을 하기도 하고, 홈가드닝도 한다. 가끔은 가족이나 지인들이 놀러 와 펍처럼 둘러앉아 술 마시며 수다도 떨고 소규모로 파티도 한다. 평수가 넓은 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실을 다양한 목적의 공간으로 사용하니 심리적으로 넓은 곳에 살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우리가 거실에서 하는 것들


물론 각 가정의 생활 패턴에 따라 tv 없는 거실에 호불호는 갈릴 것 같다. 꼭 tv를 없애는 게 아니더라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집의 얼굴’인 거실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우리 가정의 개성을 담아보면 재밌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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