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카
조카를 못 본 지 반 년이 넘어 간다. 내 아이를 낳아도 이렇게 이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 한다. 처음 일산병원에서 본 그 순간부터 하루도 빠짐 없이
이 영혼을 생각 한다.
3월의 사건 이후로 동생은 나와 조카의 관계를 단절 시켰다. 만날 수 없을 뿐더러 동네를 지나가다 우연히 지나쳐도 조카는 나를 쳐다 보지 않았다. 통화를 해도 대답하지 않았다. 처음엔 ‘엄마가 이모랑 만나거나 보지 말랬어.’ 하더니 이제는 아예 고개를 돌려 버린다.
내가 울 때면 다 큰 어른 처럼 “이모! 나도 슬프고 속상할 때는 침대에 누워서 울어!” 라며 위로 하고, 내 표정을 가장 먼저 알아 챘다.
돌 때는 선물로 제주 여행을 함께 했고, 2-3년 더 어릴 때는 우리집에 오는 걸 너무 좋아했다. 작년까지는 하원 때 무조건 우리 빌라를 들려 번호키를 눌러 봤다고 했다. 이모가 너를 싫어해서 안 보는 게 아니라 바빠서라고 설명 했다.
이제 7살인 내 조카에게 세계란 엄마다. 엄마의 말을 듣는 게 맞는 일이지만 내심 속으로는 날 보고 싶었나 보다. 얼마 전에 낮잠을 자다 깨서는 “큰 이모! 큰 이모 밥 먹여야 해. 이모 밥 챙겨야 돼… 큰 이모가 가족 중에 제일 불쌍해…” 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
이 작고 어린, 소중한 7살. 내년엔 초등학교에 들어 간다. 곧 세상에 나올 거라는 전화에, 앞치마를 던지고 택시를 불러 널 만난 게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니.
더 건강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어서 나중에 ㅇㅊ이가 도움을 청할 때 언제든 달려갈 수 있게 할게. 넌 나에게 평생 아가야.
내가 사랑하는 막내 이모가 말했다. “혜진아, 넌 내 첫사랑이야. 첫 조카 잖아. 이모한테는 평생 애기야~~ 사랑해.”
그 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이모도 짜니도 보고 싶은 날이다. 입추라 바람이 분다. 그 결 사이로 꼭 안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