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용돌이

by 이매송이

함부로 추측하고 단언하였으면서, 알고 보니 그렇지 않았다고 실망하는 일은 비열한 짓이다. 느낌으로 사람을 파악하는 실수를 저지른 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된다. 과거 속 그도 그고, 현재의 그도 그이며, 미래에 올 그 또한 모두 같다.

한때는 내 이미지와 맞지 않는 성격에서 오는 오해들을 깨는 재미에 살았다. 그러면서 오만하게도 위에서 말한 비열함이 내 마음에 살아 있었다.

이립이 훨씬 지나고 불혹을 기다리는 나는 아직 사람이 무섭다. 언제쯤 편안한 마음으로 잠에 들 수 있을까. 소용돌이 안에서 함께 돌아 다니던 나는 결코 빠져 나간 것이 아니다. 관조는 내게 어울리는 낱말이 아님을 깨닫는 하루…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고장난 선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