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랑해, 안 사랑해?
라는 질문에 모든 상대방이 힘들어 했다.
목소리, 대답의 속도, 대화의 흐름, 우리 둘의 간격, 작게 들리는 한숨 등 알아채지 못하고 싶지만 보이는 자들에게 저 질문은 엄청난 용기다.
누군가 이별은 당신의 부재에 따른 공포라 하였다. 그 감각을 매분 매초 느끼는 나는 고통 속에 살 수밖에 없다. 사랑이 없으면 안 되지만 고통이 항상 뒤따라 오는 인생은 그리 즐겁지 않다. 아니 괴롭다.
사 랑 해 라는 세 글자 혹은 응 이라는 한 글자가 주는 안도를 그대는 알고 있을까?
비가 제법 오는 날, 즐거이 우산을 들고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반대편에는 귀찮고 짜증나는 일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
사랑이면 다 되는 사람이 있다. 한편 사랑만으로는 다 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나는 오늘도 두꺼운 심장의 벽을 긁으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