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의 적요함이 좋았다.
필요하지 않은 단어는 입 밖으로 내 뱉지 않았다.
가만히 나를 쳐다볼 때가 잦았다.
수많은 문장보다, 몇 분의 눈빛이 마음을 전하기에
좋다는 것을 그를 통해 알았다.
사람이 달라 사랑이 같다는 것도, 사람이 같으면 사랑이 다르다는 것도 모두 그에게서 배웠다.
활짝 문을 열어 놓고, 중문을 수도 없이 세워 놓는 나와 달리, 굳건한 철문 하나 두고 한 문만 열면 멋진 정원이 펼쳐진 그 사람의 공간을 잊지 못한다.
나의 정원은 말라 버렸다.
언제는 익사했다.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