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쓰리다. 밥을 많이 먹어도, 식사를 거르고,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도, 해결되지 않던 골칫거리가 사라지더라도, 반성하더라도, 화가 나더라도, 슬플지라도, 과하게 기쁠 때도, 눈치가 보일 때도, 누군가 미울 때도, 누가 날 싫어한다는 기분이 느껴지면, 맛있는 김치를 빈속에 잔뜩 먹으면, 생각하지 않은 말을 실수로 내뱉을 때에도, 내 잘못을 인정하지 못할 때도 아 또 언제가 있을까.
달려가는 버스를 붙잡는 사내를 보았을 때,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누군가의 아버지를 발견했을 때, 나는 남편을 사랑한다 라는 문장을 읽었을 때, 나의 질투가 들통났을 때, 사랑을 받기 위해 주는 모습을 문득 발견할 때, 나 자신이 소름끼칠 때, 말하지 않는 것도 거짓임을 알지만 모른 체 할 때.
나의 입술은 늘 벌어져 있다. 언제나 변명과 키스할 준비를 하려고. 그러나 모두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나는 누구와도 가깝고, 누구에게도 보여지지 않으며 언제나 사랑에 빠져있고, 늘 사랑을 찾아 헤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