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약함을 견디는 자에게 쥐어짠 마음을 건네 주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빛나는 모양을 담아주는 이에게 허락하는 것이 맞을까? 깨진 촛대에 베인 열상 보다 지나친 누군가의 의미 없는 눈빛이 아프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 쓰는 손 보다 지우는 손이 바쁘다. 나의 농도를 잃는 짓이 아니라 다치지 않게, 그 누구도 나로부터 상처 받지 않게 갈아내는 일이라 말한다. 아 이것은 그저그런 사랑 얘기가 아니다. 함부로 저만치 가버린 내 안의 어떤 풍경에 관한 이야기다. 손을 놓은 것이 아니라 너무 멀리 떠나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