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활동은 그날 정서적, 신체적 상태에 따라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바람에 살랑이는 강아지풀처럼 그날의 내 상태에 따라 하나의 주제를 늘려 일필휘지할 때와, 어느 날에는 혜윰(생각)에 감기가 들어 고통스러운 날도 있다.
글 써본 사람만이 아는 고통이라 혜윰으로는 떠오르는데, 이 혜윰을 적절한 어휘로 잘 표현하지 못할 때, 진술의 방향성에 대해 갈팡질팡하는 경우다.
이런 감정은 작가 경력이 40년 이상 된 장인들은 느낄는지 잘 모르겠다만, 특히 나처럼 초보 작가들에게는 그런 고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날이 이랬다. 그때 그 상태로 돌아간다면 너무 피곤했다. 몸이 무겁고 눈꺼풀이 두꺼우며, 오늘도 학교 수업 들으려 왕복 3시간을 통학한 탓에 몸과 마음의 천근만근이다.
이런 상태에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찾으려고 온갖 애를 다 썼다. 발랄한 뉴에이지를 틀어 마음 전환도 해 보았고, 좀더 쉬운 주제를 찾아보았지만, 다 부질없다. 그냥 이런 의미 없는 낱말들을 끄적일 뿐….
하루가 이렇게 게 눈 감추듯이 사라져간다.
바람의 언덕 너머로, 수평선 저 끝으로 서서히 사라져간다. 나는 너무 피곤하고 졸렸기에 그날의의 원고는 여기서 퇴고했다.
이런, 혜윰아 오늘은 그만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