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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미 Jun 03. 2024

아이도 약을 먹기 시작했다


아이는 자폐 성향 때문에 밤에 잠을 잘 못 자고 온 집안의 불을 다 켜고 다니고 반복적인 소리를 내기 때문에 온 식구들이 잠을 푹 못 자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온 식구가 다크 서클이 발끝까지 내려온 상태로 다음날 일상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가 어떤 증상으로 괴로워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고 약을 먹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번아웃을 겪으면서 의사와 상담하면서 이 아이를 돌보는 일이 장기전이며 내 지친 상태가 나의 나태함과 약함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들이 집에서 늘 귀에 이어폰을 끼는 것이 아니라 자폐가 있는 아이가 조금 덜 시끄럽고 잠을 자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내 탓인 것만 같아서 스스로를 갈아 넣었는데

그렇게는 아무 일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




주말 동안에 집 청소를 했다.


우리 반 교실을 깨끗이 유지할 방법은 고민했지만


정작 내 화장대 거울은 닦지 않고 있었다.


창고에 제습기를 가져다 두고 집안 곳곳 방향제를 두었다.


습기 찬 창고에서 곰팡이가 보일 듯 말듯한 여행용 캐리어가 서글펐다.


나를 케어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내 싸움은 장기 전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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