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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범덕 Oct 16. 2023

최고의 수면

불면증 이야기


저는 커피를 그리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무덤덤한 편입니다. 하루 몇 잔을 마셔도 그리 영향을 받지 않고, 몇 날을 먹지 않아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 주변에는 커피 마니아가 많이 있습니다.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일이 안되는 사람도 여럿 보았지요. 그런데 그 보다는 커피가 카페인이 있어서 그런지 잠을 못 잔다고 꺼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가까이 제 아내도 커피를 즐기는데 오후엔 절대 입에 대질 않습니다. 잠을 못 잔답니다.


대학시절 입주 아르바이트할 때 공부하는 아이는 커피를 마시고 눈을 똘망똘망하며 잘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데, 가르쳐야 할 가정교사인 저는 커피를 사발로 마시고도 꾸벅꾸벅 밀려오는 잠으로 혼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던 저도 나이가 들었는지 요즈음 늦도록 잠을 못 이룰 때가 많습니다. 어쩌다 저녁에 술을 한 잔 하게 되면 잠은 드는데 얼마 자질 못하고 깨어나 다시 잠을 못 자는 경우가 여러 번 있습니다. 참 겪어보니 고역이더군요.




2023년 4월호 과학잡지 Newton 에 ‘최고의 수면’이란 특집기사가 실렸습니다.

여기에서 불면증이란 1주일에 3일 이상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어 권태감, 집중력 저하, 현기증, 식욕부진 등이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누었습니다.

첫째는 누워도 좀처럼 잠들지 못해 고통을 느끼는 ‘잠들지 못하는 장애’, 둘째는 잠이 얕아 밤중에 몇 번이나 잠이 깨는 ‘중도각성’, 셋째는 예정보다 훨씬 일찍 깨어나는 ‘조기각성’, 넷째는 수면시간이 충분해도 푹 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숙면장애’라고 합니다. 이 분류는 수면 전후나 수면 중 증상을 통해 나눈 것인데 불면증은 원인과 증상이 복잡해서 절대적이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




네덜란드 신경과학연구소에서 불면증 환자 2,224명을 대상으로 사람의 성격과 행복도 등 *19가지 항목에 따라 ** 5가지 형태로 분류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러한 유형에 따라 우울증이 나타나기 쉬운 정도가 5배나 차이 나게 되어 병원의 처방 약까지도 달라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 모든 사람에게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하여 불면증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니 산더미같이 많더군요.

대충 일별하여 치료 방법을 보니 첫째로 잠 안 오면 누워 있지 말고 일어나 나오라고 합니다. 그냥 평상시와 같이 음악을 듣든지 책을 읽으라고 합니다. 그러다 졸리면 잠을 청하라고 합니다. 둘째는 잠은 자연스러워야 하므로 술을 마신다든지 하는 것은 그리 도움이 되질 않는다네요. 셋째는 잘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 이를 위한 수면위생을 가져야 한다네요. 수면위생이란 자기에 앞서 가벼운 운동을 한다거나  침실환경을 자기 편하게 전자기기를 끄고, 조명도 완전 차단하는 작업이 있어야 한답니다. 넷째는 의식 문제로 하루, 이틀 자지 않는다고 큰 문제가 될 것 없으니까 자야겠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고 합니다. 또 그런 측면에서 언제 자느냐 보다는 언제 일어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하는군요.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면장애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그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네덜란드 신경과학연구소의 19항목

1. 부정적인 감정 2. 주관적인 행복감의 감소 3. 나쁜 일을 여러 번 떠올린다 4. 신경질이 나는 정도 5. 잠들기 전의 각성감 6. 감정과 행동의 제어 어려움 7. 완벽주의 8.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 9. 긍정적인 감정의 감소 10. 유소년기의 트라우마 11. 인생에서 겪은 사건에 대한 불면반응의 강도 12. 긍정적인 감정의 결여 13. 인생에서 겪은 사건에 대한 불면반응의  지속성 14. 긍정적인 사건에 대한 반추의 결여 15. 허약체질 16. 기쁨을 느끼는 횟수의 감소 17. 협조성이 낮음 18. 외향성이 낮음 19. 적극성의 저하

**19항목에 근거하여 나눈 5가지 유형

- 중증형 : 약 19%로 불면증상에 덧붙여 행복도 저하 등이 심해 가장 고통이 큼

- 중등증(긍정적 반응형) : 약 31%로 스트레스에 반응하거나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형태

- 중등증(긍정적 무반응형) : 약 15%로 증상은 중간 정도지만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소극적

- 사건반응형 : 약 20%로 유년기 트라우마나  실직 등의 사건에 영향을 받은 유형

- 무감동형 : 약 15% 로 증상은 낮지만 기쁨이나 행복감이 적은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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