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치료
얼마 전 면도를 하다 아차 실수로 베고 말았습니다. 전에는 피가 나더라도 금세 응고되어 멈추었는데 요새는 쉽게 멈춰지질 않아 참 난감합니다. 여러 번 면봉으로 벤 부분을 닦아낸 뒤 한참을 누르고 상처치료 연고를 바르는데도 피가 계속 흐르니 말입니다.
2023년 6월호 과학동아에 일상생활하는 중 입은 피부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에 관하여 몇 가지 재미있는 기사가 실려 소개해 드립니다.
우리가 상처를 입어 피가 나는 것은 피부 가장 바깥 층인 진피층이 다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진피층에 무수히 많은 혈관이 모여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처가 나면 주변 혈관이 부풀어 오르면서 백혈구의 면역세포가 달려와 세균과 이물질을 제거하려는 우리 몸의 방어기제가 작용하게 된답니다.
다시 말하면 진피층에 상처가 나면 우리 몸은 지혈을 최우선으로 애쓰게 되어 상처주변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 속 혈소판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염증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 면역체계가 상처속에 침투한 세균을 제거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응급처치가 이루어지면 피부세포는 다시 증식작용을 한다는 것이지요. 소위 피부에 새 살이 돋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사용하는 치료연고는 상처치유 과정에서 염증을 제거하고, 피부세포 증식을 활성화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피부상처 치료는 ‘ 지혈 - 염증 - 증식 - 성숙 ’ 의 4단계로 진행되는 것으로 봅니다.
이번에 소개된 치료법은 이러한 과정에 의하여 감염을 막으면서 피부증식은 속도를 높여 빠른 시간에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먼저 빛을 이용한 치료방법입니다.
이것은 상처를 광화학적 봉인으로 감염을 막으면서 빛을 이용하여 상처를 1~2일내에 봉합하는 방법입니다. 2017년 한세광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하여 국제학술지에 발표하였습니다. 한교수는 빛으로 상처를 봉인하면 실로 봉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2 차 감염 문제가 나오지 않는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또 봉합이 분자단위로 이루어져 흉터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전기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상처 중심으로 방사형 전기장이 형성된다는 현상을 활용하여 전기로 상처를 자극하고 피부세포 증식을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 세바스찬 샤너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교수에 의하여 발표된 방법입니다 . 숭실대 배원규 교수도 생체모방 전기작용을 활용하면 세포활동이 활성화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고 합니다.
세번째는 세포외 소포체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세포외 소포체를 약물 전달하는 물체로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 성균관대 화학과 김진웅 교수팀이 발표했다고 합니다. 세포외 소포체는 세포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운반체라고 하는데 여기에 면역, 피부재생에 효능이 있는 ‘베타글루칸 ’이라는 다당류를 담아 피부증식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
이와 같이 빛과 전기, 세포외 소포체 등을 찾아내 상처를 치료하는 연구가 반드시 편의성 때문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생명에 직결되지 않는 작은 피부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연구가 미진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처들을 방치하면 말초혈관이 손상되어 피부가 괴사하는 심각한 질병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삶의 질도 높이고 보편적 복지의 차원에서도 앞으로 작은 상처 치료연구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