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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범덕 Oct 22. 2023

고령자에 대한 보이스피싱

시스터매틱 vs  휴리스틱

얼마전 아는 분께서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아주 낙심하여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을 하는 분인데 금액이 그리 크진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알만큼 알 사람인데도 어이없이 당한 일에 속이 상해서 아주 기운이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모든 분들이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기에 맥없이 걸려들어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이나 스미싱(smishing)은 이같이 전화, 문자메시지, 인터넷, 이메일 등으로 사기를 벌이는 신종용어를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은행 등 관련기관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모든 국민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방지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발생 건수와 피해규모는 날로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에 대한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 60세 이상 고령자의 피해 비중은 2018년 16.2%에서 2022년 상반기 56.8%로 3.5배 증가했으며, 피해 금액도 2018년 22.1%에서 2022년 상반기 48.8%로 2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이로 보아 보이스피싱은 고령층에 집중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왜 보이스피싱 같은 사기가 고령층에 집중될까요?

여기에는 심리학에서 보는 의사결정 모델 이론 중 고령층에게서 더 쉽게 피해를 입는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 의사결정은 시스터매틱(systematic) 정보처리와 휴리스틱(heuristic) 정보처리로 나눈다고 합니다 .


시스터매틱 정보처리는 많은 정보를 모으고 시간을 들여 그것을 검토한 다음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집을 사는 일 , 직장이나 진학할 학교를 선택하는 일 등을 말합니다.


한편 휴리스틱 정보처리는 적은 정보를 직감적으로 처리하여 단시간에 의사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바로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전화에서 직감적으로 사기범의 말을 믿어버리는 것이 이런 사례입니다.


신경과학 연구에서 나이가 들수록 작업 기억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스터매틱 정보처리보다 휴리스틱 정보처리가 우위에 선다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또 심리학 연구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타인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며, 특히 여성에게 그러한 경향이 뚜렷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고령자의 80% 이상이 자신은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므로 가족과 보호자가 주의사항을 예시를 들어 적어놓거나 가족끼리 비밀암호를 정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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