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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범덕 Oct 19. 2023

가출 소녀 출신 과학자

프랜시스 아널드 교수

조선일보에 노벨상 수상자가 된 가출 소녀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매우 흥미로와 찾아봤더니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줄여서 보통 칼텍이라고 하는데 수재들이 다니는 명문 중의 명문 대학이랍니다교수인 프랜시스 아널드(Frances Arnold) 박사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1859
년 다윈이 종의 기원 을 발표하면서 생명 창조는 조물주라는 기존의 생각을 뒤엎고생명 창조는 자연의 산물이라는 진화의 시대로 들어섰는데요바로 이 아널드 박사는 수만 년에서 수억 년에 걸쳐 일어나는 자연진화에서 몇 주라는 짧은 기간에 생명의 코드를 다시 쓸 수 있는 유도진화를 개발한 인물로 우뚝 솟은 분이라고 합니다.

프랜시스 아널드(Frances Arnold) 박사



아널드 박사는 
2018년 노벨화학상을 받았습니다.
노벨화학상을 받은 여류과학자는 유명한 마리 퀴리(Marie Curie), 그의 딸 이렌 졸리오 퀴리(Irene Jolio-Curie), 비타민 B₁₂ 의 구조를 결정한 영국의 도로시 호지킨(Dorothy Hodgkin)과 이스라엘 과학자로 리보솜 구조를 밝혀낸 아다 요나스(Ada Yonath) 등 다섯 명이었는데 이어서 여섯 번째 여류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

그런데 이 아널드 박사는 여느 천재과학자와 달리 성장과정도 순탄치 않았고
성장한 후에도 어려운 길을 걸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56 년 미국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는데할아버지는 3성 장군이었고 아버지는 저명한 핵물리학자였으니 남부럽지 않은 좋은 집안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성격이 워낙 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학생이었는지 숙제는 무시하고학교수업은 빼먹기 일쑤였다고 합니다열다섯 살 때 아버지가 다른 형제자매들이 물들겠다고 걱정을 하자 그 길로 가출하여 워싱턴으로 가서 나이를 속여가며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공부를 하였습니다청소부특히 택시 운전이 수입이 좋아 자주 한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뛰어난 머리로 대입자격시험인 SAT를 통과하여 명문 프린스턴대에 합격하였고전공을 기계 및 항공우주공학을 선택하였다고 합니다대학 2학년 때에는 이탈리아로 가서 원자로 부품공장에 취직하여 실습 겸 돈도 벌었다고 합니다.

1979
년 콜로라도 태양에너지연구소에 취업하였고한편으로 버클리대에 진학하였습니다그곳에서 화학에 관심을 갖고 특히 DNA 연구에 몰두하였습니다아널드 박사는 자연이 최고의 생명공학자인 만큼 진화과정을 모방하면 유전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DNA에 무작위로 인위적 돌연변이가 만들어지도록 하여 박테리아에 삽입한 후 이 박테리아가 단백질인 효소를 생산하면이를 모아 일종의 효소 도서관을 구축한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입니다이 도서관에서 원하는 효소를 찾아낸다는 것입니다이러한 예로 사이토크롬P450 단백질에 산소 대신 탄소와 질소를 작용하여 무해한 살충제와 MRI 촬영 조영제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

이러한 엄청난 물질을 만들어내고도 아널드 박사는 특허출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돈 속에서 헤엄치기 싫다는 말을 하였지만 그 내면에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여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의 인생철학인 것 같습니다 이는 그가 관습적인 사회인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삶을 경험하였기에 이 같은 폭이 넓은 행보를 보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도 그는 환경에 무해하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제약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는 효소를 설계하기 위한 ‘유도진화’ 연구에 전력을 쏟고 있습니다. 아널드 박사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는 대사공학은 이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좋은 머리에만 매달려 주어진 과제만을 처리하는 것에서 벗어나 세상 모든 일을 몸으로 경험하면서 실질적인 우리 삶의 질을 높이려는 그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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